[세계의창] 일본 이번엔 '죽음의 전화사서함'
1999/01/07(목) 18:08
일본에서 자살을 원하는 사람에게 독극물을 배달하는 「자살 택배」사건에 이어 「전화 사서함」을 통해 만난 여성에게 수면제를 먹인 후 야외에 방치, 얼어 죽게 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 달 28일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히라쓰카(平塚)시의 24세 농협 여직원이 집근처에서 얼어 죽은 채 발견된 데 이어 6일에는 후지사와(藤澤)시의 여전문대생(20)이 자택 인근 주차장에서 동사체로 발견됐다.
두 여성은 모두 강력한 수면제를 복용한 상태였다. 약간의 돈이 든 지갑과 휴대폰이 없어졌으나 추행당한 흔적은 없었다.
또 지난달 29일에는 남성의 연락을 받고 데이트에 응한 도쿄(東京) 하쓰조지(八王子)시의 여대생(23)이 「피부가 좋아지는 약」이라는 권유로 같은 수면제를 먹고 혼수상태에 빠졌던 사실이 밝혀졌다.
피해 여성들은 모두 도쿄의 한 휴대폰 판매회사가 개설한 「전화 사서함」 회원이었다. 경찰은 범인이 이들을 추위에 방치했다는 점에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연쇄 살인 사건으로 보고 있다.
일본에서는 일본전신전화(NTT)가 개설한 「전화 사서함」을 시작으로 상업적으로 운영되는 「전화 알림방」이 수없이 개설돼 있다.
지난해 인터넷 자살 안내 홈페이지에 접속한 희망자들에게 시안산칼륨(청산가리)을 보내 숨지게 한 사건에 이은 이번 사건은 모두 「얼굴없는 회선」이 이용됐다는 점에서 고도정보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내고 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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