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의 시작] 행자부 올핸 몇등할까?
1999/01/07(목) 17:43
『올해는 1등을 할 수 있겠습니까』 『목소리에 힘이 없네요. 할 수 있습니까』 『네』.
7일 오전 정부세종로청사 19층 대회의실. 행정자치부 직원 400여명을 앞에 놓고 김범일(金範鎰)기획관리실장의 군대 조교같은 다그침이 이어졌다.
행자부가 지난해말 총리실에서 실시한 「정부업무심사평가」의 「고객만족도」부문에서 17개 부처중 꼴찌로 나타나자 김정길(金正吉)장관은 큰 충격을 받았다. 김장관은 지난해 3월 취임직후부터 「친절지상주의」을 표방하며 나름대로 강도가 높은 친절훈련을 해온 터였다. 김장관은 2일 시무식때 「꼴찌의 시작」이란 현수막을 내걸도록 지시할만큼 「열」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 이 지시는 간부들의 간곡한 만류로 이행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반성과 함께 각오를 다지자는 의미에서 직원 800여명을 대상으로 오전 오후 두차례로 나누어 특별정신교육을 하기로 한 것이다. 김흥래(金興來)차관보가 「제2의 건국과 공직자의 자세」를, 김실장이 「민원응대및 민원처리 쇄신대책」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김실장은 『평가에서 억울한 점도 많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민원인 입장에서 민원을 해결하겠다는 의지와 노력이 부족한 점』이라고 자평한뒤 『민원인 「뺑뺑이돌리기」 등 불친절한 태도는 반드시 고쳐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실장은 구체적인 「꼴찌탈출지침」까지 제시한뒤 민원처리 우수직원에게는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50분간 특별교육이 끝난뒤 많은 직원들은 「살았다」는 표정으로 서둘러 방을 빠져나가며 물었다. 『출석표는 어디에 내면 됩니까』
김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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