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 거품론' 거품 빠지나
1999/01/07(목) 18:14
미 뉴욕 증시(NYSE)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다우존스 공업지수는 6일 9,500대 벽을 깨 사상 최고치인 9,544.97포인트를 기록, 1만 돌파를 가시권내에 두었다. 지난해 10월 7,500대의 바닥권을 때린 후 계속 치솟는 기세로 볼 때 1만 돌파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새해 들어서도 지칠 줄 모르는 주가 상승세에는 이른바 「재뉴어리(1월)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매년 1월에는 보너스, 연금 등 연말 정산을 통해 풀어진 현금들이 증시로 몰린다.
일반 미국인들의 「재테크」수단이다. 올해는 여기에 기관투자가들도 가세했다. 지난해 흔들리는 러시아, 중남미 등지에서 빼내 현금화했던 유동자금들이 미 증시에 퍼부어지고 있는 것이다.
빌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탄핵재판 등 악재의 소지는 있지만 꺾일 줄 모르는 경제력을 배경으로 한 미 증시는 여전히 안전성과 수익성이 높은 「금고」이다.
덧붙여 유로의 성공적 데뷔와 데니스 하스테드 신임 하원의장의 감세 약속 등도 신기록 달성에 일조한 것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들은 큰 이변이 없는 한 증시의 상승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거품 기우론」이다. 즉, 미 증시의 주가상승은 강력한 「실물경제의 힘」을 반영한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거품 붕괴에 따른 증시의 공황이 미 경제를 침몰시킬 수 있다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리고리 맨키우 하버드대 교수를 비롯한 경제전문가들은 95년 이후 미 경제가 강력한 성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고용창출과 생산증대, 저실업, 저인플레 등 네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통상 앞의 세가지 경우 인플레를 유발하기 마련인데 여기에는 아시아 경제위기에 따른 값싼 수입품 유입, 유가폭락 등 「외부적 행운」도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전통적 경기부침론은 소멸하고 성장 일변의 「신경제론」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또한 거품이 일었더라도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이를 거뜬히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도 있다. 경기 둔화세가 뚜렸했던 지난해 9~11월 세차례 금리를 인하했던 FRB는 과열을 방지할 금리인상이라는 무기를 충분히 비축해 놓고 있다.
하지만 다우가 1만 포인트를 목전에 두자 버블(거품) 경제에 대한 일각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특히 상승세를 주도하는 첨단기술주의 경우 거품이 크다는 것이다. 방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뉴욕=윤석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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