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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골라 내전격화] 남아공 부자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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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골라 내전격화] 남아공 부자의 비극

입력
1999.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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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골라 내전격화] 남아공 부자의 비극

1999/01/06(수) 19:37

『9번째 탑승자가 있었다는 항공사측의 구두 확답이 있었다』 5일 정오 브리핑에 나선 프레드 에커드 유엔대변인은 침통한 어조로 말문을 열었다.

그가 말한 9번째 탑승자는 2일 앙골라에서 구호활동을 벌이던 중 격추된 유엔소속 C130수송기의 실종 탑승자 8명 명단에 들어있지 않던 새 인물. 설마했던 소문이 구체화하는 순간이었다. 동시에 한 부자(父子)의 아픈 사연을 확인하는 안타까운 자리이기도 했다.

9번째 탑승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청년 힐튼 윌킨스. 23세의 혈기왕성한 그는 연말 분위기로 한창 들떠있던 지난달 26일 급보를 전해 들었다. 앙골라에서 난민보호활동을 펼치던 아버지 존이 조종하던 유엔소속 C130수송기가 미사일에 격추돼 탑승자 14명 전원이 실종됐다는 소식이다.

단숨에 앙골라로 날아갔지만 치열한 내전의 와중에서 아버지를 찾기란 수월치 않았다. 추락지점은 반군인 전면독립민족연맹(UNITA) 장악 지역.

신년도 잊은 채 후암보 난민촌에서 발을 동동 굴러야 했던 힐튼은 『실종자들이 UNITA 캠프에 수용돼 있는 것 같다』고 얼핏 들은 말을 확인하겠다는 마음에 이륙을 기다리던 비행기에 그대로 몸을 실었다. 그러나 그가 탄 비행기 역시 격추됐다.

8일만에 겹쳐 일어난 부자의 불행이었다. 격추는 반군의 소행인지, 정부군의 소행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부자의 생존 가능성은 희박하다.

유엔은 두번째 항공기 추락 이후 안전을 이유로 구호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외부 구호의 손길에만 의지하던 14만 난민들은 내전 한 가운데 그냥 내동이쳐졌다. 하지만 정권욕에 사로잡힌 교전 세력은 유엔의 휴전 호소에도 불구, 오직 확전에만 몰두하고 있다. /뉴욕=윤석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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