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비상이 걸렸다. 유로화 강세등으로 원화의 대미달러환율이 급락, 수출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려 경제운용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환율안정을 위한 달러수급조절에 본격 착수했다. 공공기관 및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신규차입은 최대한 억제하는 한편 갚아야 할 외채는 연장없이 가급적 조기상환함으로써 달러량을 점차 줄여나간다는 방침이다.재정경제부는 5일 거시경제안정을 위해 달러수급조절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국제통화기금(IMF)측에 전달하고 20일 1·4분기 정책협의를 위해 방한하는 IMF협상단에 수급조절정책에 대한 양해를 공식요청키로 했다. 외환당국은 이같은 달러수급조절을 통해 원·달러환율을 1,200원대에서 안정시킨다는 계획이다.
재경부는 우선 1월중 만기가 오는 IMF차입금 10억달러를 갚기로 한데 이어 연말까지 만기도래분 87억달러도 모두 상환키로 했다. 필요하다면 시장에서 상환용 달러를 매입, 시중의 달러공급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또 7일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을 소집, 신규 외화차입시기를 늦추고 만기외채는 제때 상환할 것을 요구키로 했다. 금주중 포철 한전 등 공기업 관계자들도 불러 자산해외매각, 주식예탁증서(DR)발행 등으로 조달하는 외자는 당분간 해외에 예치하거나 한국은행을 통해 직접 매입토록 할 방침이다.
정부의 이같은 「달러퍼내기」정책은 우리나라 신용등급개선으로 대량의 달러유입이 예상되는 데다 유로화 출범으로 달러약세가 이어지고 장차 엔화마저 약세로 돌아설 경우 수출에 치명적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한편 이날 국내외 금융시장에선 원화가치와 주가, 채권가격 및 외평채가격이 일제히 폭등하는 「쿼드러플(quadruple;4중) 강세」가 나타났다.
외환시장에서 원화의 대미달러환율은 유로 및 엔화에 대한 달러화의 초약세와 S&P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전망 및 외국인투자자금 매물방출 등의 영향으로 개장초부터 폭락, 장중한때 달러당 1,156원까지 떨어졌다. IMF체제가 시작된 이후 최저수준이다.
주식시장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10.98포인트 오른 598.55로 마감됐다. 금리는 장중 3년 만기 국고채수익률과 3년 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은 각각 사상 최저치인 연 6.40%, 연 7.75%에서 거래됐다.
한편 한국물 국제금리를 대표하는 외평채 가산금리도 뉴욕시장에서 4일(현지시간) 5년물 기준으로 2.99%포인트를 기록, 2%포인트대에 진입했다. 김동영·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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