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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식량과 남북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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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식량과 남북관계

입력
1999.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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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체제 이후 결식아동, 노숙자들이 급증했다. 하루 3끼 먹기가 힘든 사람들이 어느새 갑자기 늘었다.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비오는 날에도 무료 급식소 앞에 길게 줄지어 선 사람들, 방학중에도 자장면을 먹게 됐다며 좋아하는 결식 어린이들의 모습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해 졌다. 각종 종교 및 자선단체,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이들이 아사(餓死)상태까지는 아니라고 하지만, 음식물 찌꺼기 줄이기 운동이 한창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안타깝다.■배고픔이란 어떤 것인지 겪어보지 않고는 모른다. 북한은 지난해 190만톤 이상의 식량을 무상지원 받았지만 굶주림은 여전했다. 정부는 지난해 북한의 곡물 총생산량은 전년에 비해 11% 늘었으나 쌀은 146만톤으로 2.8% 줄었다고 추산했다. 생산이 부진한 것은 비료·농약 부족과 농민의 영농의욕 감퇴때문으로, 올해 사정도 별로 나아질 것 같지 않다고 한다. 얼마전 TV에서 방영한 「꽃제비」 모습은 북한 식량난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그래서인지 북한은 신년사에서 『농업생산은 강성대국 건설의 천하지대본』이라며 『올해 우리는 농사에 전국가적 힘을 넣어 먹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미국의 핵사찰등에 응하는 조건으로 수억달러 상당의 식량지원을 요구하고 있으며, 평양에 공식대표부 설치를 시도하고 있는 대만에도 300만달러 상당의 식량원조를 요청했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그만큼 식량 확보가 급한 것이다.

■김대중대통령은 국가안보회의에서 『북한의 농업생산력 증대를 위해 비료 종자 농약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북한측과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강인덕통일부장관도 한국일보와의 신년회견에서 『비료 뿐 아니라 농약 농기구 등을 매개로 남북당국간 회담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 북한의 춘궁기 및 파종기 이전에 남북당국간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북한의 「먹는 문제」 해결을 계기로 올해 남북간 관계 개선을 기대한다.

/이상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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