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환율은 달러당 1,100원대로 급락했고, 종합주가지수는 600선을 넘나들고 있다. 시중금리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모두 국내외에서 올해 우리 경제를 밝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낙관적인 시각은 우리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있으나 자칫 경제회복에는 걸림돌이 될 우려가 있다.환율 급락은 수요보다 공급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규모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한데다 국가신용도 향상에 따른 외국인투자자금 유입 증대등으로 달러는 계속 들어오고 있고, 이같은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올해 우리 경제의 과제는 경기회복이다. 이를 위해서는 경상수지 흑자가 계속 유지되어야 하고, 수출증대가 받쳐주어야 한다. 외국인 투자자금은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환율의 급격한 하락을 우려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출상품은 싸고 품질이 좋아야 경쟁력을 가지는데 품질 개선에는 여러 제약조건이 많아 당장 경쟁력을 결정하는 것은 가격이고, 이는 환율과 직결된다. 한국은행은 환율이 1,100원대로 떨어질 경우 경상수지가 30억달러 정도 감소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때문에 정부는 적절한 시장개입등 효율적인 환율정책을 펴야 한다. 금융시장은 한번 요동을 치면 급등락을 거듭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어 정책시행의 타이밍이 중요하다. 외환당국이 달러를 매입할 경우 우려되는 것이 물가상승 압력이지만 현재 극심한 내수침체로 여유가 있어 IMF와 긴밀히 협조하면서 적극적으로 달러를 매입해 환율 급락을 막고 외환보유고를 늘리면서 경기도 부양해야 한다.
증시 활황은 바람직하다. 증시가 활발해야 기업들이 쉽게 자금을 조달해 투자를 확대하고 일자리도 늘어난다. 현 상황에서 주가가 오를 여지는 충분히 있지만 상승속도가 너무 빠른 것이 문제다. 실물경제의 뒷받침이 없는 금융장세여서 거품이 터질 경우 우리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 뿐 아니라 퇴직금이나 생활자금등을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혀 사회적 혼란을 초래한다. 증시가 자생력을 키워 플러스 섬 게임이 되도록 유도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금리의 6~7%대 유지는 우리 경제회생의 관건이다. 기업의 금융 비용을 크게 낮춰야 재무구조 개선과 투자활성화를 가져온다. 올해 IMF의 긴 터널을 빠져나갈 수 있느냐는 연초부터 요동치고 있는 금융시장에 어떻게 잘 대응하느냐에 달려있다. 정부의 대처방안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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