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총재가 직접 만나서 문제를 푸는 것은 어떨까?』한나라당의 한 고위인사는 5일 529호실 강제진입 사건을 둘러싼 여야 대결해소를 위한 총재회담 개최문제를 불쑥 끄집어냈다. 『사생결단 양상을 보이고 있는 정국상황과 여와 야 어느 쪽도 물러서기가 어려운 사안의 성격상 결국은 장수(將帥)들끼리 담판을 해야 할 것같다』는 얘기였다. 『특히 이번 싸움에 자신의 명운을 걸고 있는 이회창(李會昌)총재의 기세를 감안할 때 총무회담 등 실무라인의 협상으로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분석도 뒤따랐다.
물론 여야는 『한창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판에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며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이총재측도 『현 시점에선 의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며 논의의 확산을 경계했다.
그러나 사태가 타협의 여지를 극도로 좁히며 벼랑끝으로 치닫고 있다는 상황인식은 한결같다. 이총재도 4일 총재회담 추진의사를 묻는 질문에 『지난해 11월 회담과 같은 내용이라면 하지 안겠다』고 알쏭달쏭한 대답을 했다. 적어도 총재회담의 필요성을 부인하지는 않은 셈이다. 갈수록 가파르게 전개되고 있는 여야간 대치국면은 머지않아 총재회담이 정치권의 중심화두로 부상할 것임을 역설적으로 암시하고 있다. /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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