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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과뒤] 신년 해맞이소동(이준희 사회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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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과뒤] 신년 해맞이소동(이준희 사회부차장)

입력
1999.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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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차량들은 밤새 힘겹게 고개를 넘어 꾸역꾸역 동해안으로 밀려들었다. 새해 첫 해가 떠오를 즈음 강릉의 정동진에는 열차와 차량으로 속속 도착한 인파가 10만 가까이나 몰렸다. 그러나 이 작고 단촐한 시골역사 주변은 애당초 그많은 인파를 감당할만한 곳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먼저 도착한 이들은 뒷사람에 떼밀리면서 바닷물에 발을 적시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만 했다. 속초에서 포항에 이르기까지 다른 곳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해맞이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도 전쟁이었다. 해변 주차장일대 북새통 속에서 간신히 차를 빼 큰 길로 나왔을때 쯤에는 이미 대부분이 파김치가 됐다. 예년에도 정월 초하루에는 해맞이 관광객들이 부쩍 늘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올해처럼 엄청나지는 않았다.

이처럼 유난스런 「신년 집단해맞이 소동」은 분명 올해 처음 나타난 현상이다. 그리고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새해에 거는 모두의 기대와 희망이 그 어느 해보다 크고 절박한 때문이다. 말하자면 올해를 고통스럽게 보낸 지난해와 명확히 금 긋고싶은 단절의 의미가 이번 집단 해맞이소동의 속내에 담겨 있다. 이날 일출을 맞는 많은 이들의 표정은 그래서 기도하듯 간절해 보였다.

다행히 올해는 일단 지난해보다는 안팎으로 훨씬 나아진 여건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경제현실이라기 보다는 상당부분 기대로 부풀려진 것일테지만 새해 주식시장이 연일 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도 괜찮은 시사이다.

너무 간절한 희망은 너무 힘든 현실의 반영에 다름아니다. 그런 뜻에서 『내년은 편안하게 새해를 맞읍시다』도 신년 덕담이 될만하지 않나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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