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할머니 이혼소송] "이혼사유 안된다" 패소

[70대할머니 이혼소송] "이혼사유 안된다" 패소

1999/01/04(월) 18:14

평생 순종만을 강요당한 70대 할머니가 가부장적 남편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이 50여년전 결혼당시의 가치기준과 남녀관계를 고려할 때 이혼사유가 되지 않는다며 해로(偕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고법 민사10부(재판장 박인호·朴仁鎬부장판사)는 4일 A(75)씨가 남편 B(83)씨를 상대로 낸 이혼청구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B씨가 A씨의 직장까지 그만두게 하고 생활비도 주지 않으면서 근거없이 의심해 온 사실등은 인정된다』며 『그러나 50여년의 혼인생활과 혼인할 당시의 가치기준 및 남녀관계를 고려할 때 B씨의 행동이 심히 부당한 것이라고 보여지진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B씨가 절약하는 생활로 18억원의 재산을 모았고 현재 정신적인 장애를 앓고 있는 만큼 A씨는 남편 B씨를 돌보고 부양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영어교사였던 A씨는 46년 B씨의 세번째 아내가 되면서 B씨의 요구에 따라 직장까지 그만뒀으나 무조건적 복종을 강요당해 온데다 최근 B씨가 절도혐의로 고소까지 하자 97년 이혼소송을 내 1심에서 승소했었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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