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1만년 가는 밀레니엄시계 만든다
1999/01/04(월) 18:24
새 천년을 맞으며 인류는 더 긴 시간개념에 도전한다. 1만년동안 똑딱거릴 밀레니엄시계가 바로 그것. 인류가 생존할 지조차 불확실한 12000년까지 가는 시계를 만들기 위한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최근호에 따르면 미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롱나우재단이 이 어마어마한 역사를 추진중이다. 롱나우재단은 이달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에서 합금과 인조사파이어등으로 만든 2.4㎙크기의 모형을 공개할 예정이다. 건물크기의 실물은 2001년말 완공, 작동을 시작한다.
오래된 인류의 유적으로 손꼽히는 피라미드, 스톤헨지등이라야 5,000년 정도 묵었다. 1만년을 견뎌야 하는 밀레니엄시계는 핵폭발, 지진, 또는 도시가 파괴될만한 재난에도 작동하도록 고안된다. 흥미로운 사실은 오랜 수명을 유지하기 위해 오히려 고대의 단순기술들이 활용된다는 것. 동력은 바람과 온도등 자연에서 공급받고 작동은 기계식이며 태양에 시계를 맞추는 식이다. 시계에 대해 전혀 몰라도 시계를 해독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고장나면 청동기시대의 도구만으로도 충분히 고칠수 있어야 한다.
밀레니엄시계를 처음 생각해 낸 사람은 유명한 컴퓨터과학자 대니 힐리스. 그는 『반도체기술은 100년 안에 소멸될 지 모른다』며 이런 방법이 더 오래 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계는 크게 네 가지 요소로 구성된 단순한 장치다. 일정시간 규칙적 움직임을 반복하는 장치, 이를 세는 장치, 시계바늘이나 액정화면처럼 표시하는 장치, 그리고 동력이다.
시간을 재는 장치는 1분마다 한 바퀴 도는 회전진자다. 텅스텐으로 만든 100㎏짜리 회전진자가 5㎙길이의 용수철에 매달리는데 일정시간을 유지하기 위해선 용수철의 탄력이 변치않도록 해야 한다. 때문에 힐리스는 온도에 강한 철과 니켈 합금인 엘린버를 쓴다. 그래도 100세기를 유지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힐리스는 시계를 태양에 맞추는 메커니즘을 보완한다. 매일 정확히 정오의 태양광선이 금속판에 연결되도록 만들어 시계 안의 톱니바퀴를 조율한다.
진자와 시계 나머지를 연결시켜 주는 지동장치는 일련의 톱니바퀴가 맞물리며 진자의 1분 사이클을 12시간 사이클로 바꿔준다. 더욱 어려운 것은 12시간짜리 바퀴가 달과 해를 정확히 표현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60분을 1시간으로 변환시키는 것은 단순히 톱니바퀴만 연결하면 되지만 1년 365.42189일을 정확히 반영하는 톱니바퀴는 디자인하기 어렵다. 힐리스는 100년 전 수학자 찰스 배비지가 고안한 골동품급의 기계식 컴퓨터를 사용한다. 12시간마다 1비트의 정보를 컴퓨터에 전달하면 이 컴퓨터가 날 달 계절 음력을 계산한다. 지구의 지축은 2만6,000년마다 회전하는데 1만년짜리 시계라면 이 회차운동도 무시할 수 없다. 이것도 컴퓨터로 정확히 계산된다.
남은 문제는 장소를 찾는 것이다. 방문객을 위해선 도심이 좋겠지만 보존을 생각해 도시에서 가까운 사막이 고려되고 있다. 재단은 이집트, 예루살램, 중국등과 미국 네바다주의 3,000㎙고지를 놓고 검토중이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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