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거래 첫날 세계표정] 유로거래 관망속 성공적 데뷔
1999/01/04(월) 18:06
국제금융시장은 4일 역사적 첫 선을 보인 유로(EURO)에 대해 차분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날 거래는 각 지역 시장별로 벌어진 팽팽한 탐색전에 따라 거래 자체가 위축되면서 뚜렷한 장세를 형성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유로는 모든 시장에서 달러, 엔 등에 비해 전반적으로 강세를 유지, 앞으로의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유로 첫날 거래에서 시장은 마치 포커게임을 연상케 하는 치열한 신경전 양상을 보였다. 특히 시드니에 이어 도쿄시장에서는 대부분의 거래자들이 유럽시장의 개장 이후로 거래를 미루면서 오전장에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유럽의 한 은행 관계자는 『현단계의 유로 거래는 일종의 포커 게임과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다른 금융기관들이 유로에 어떻게 대처하는 지를 지켜볼 것이며 마찬가지로 모든 금융기관들도 서로 움직임을 주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같은 움직임은 약 1주일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화 출범은 아시아에 이익이 될 것』이라는 미 CNN방송의 보도에도 불구하고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주요국들은 이날 유로의 거래상황을 지켜보면서 유로출범이 자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느라 바쁜 하루를 보냈다. 중국인민은행의 국제금융 관계자인 왕 위엔룽은 『유로는 중국에 환차손 위험과 무역비용을 감소시켜 줄 것』이라고 긍정평가한 반면, 일본 미쓰비시 벨기에 지사의 한 관계자는 『유럽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은 유로화 출범에 불안해하고 있다』며 신중한 모습이었다.
○…유로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동안 안정적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노무라 인터내셔널의 조사팀장인 브로닌 커티스는 기관투자가의 매수, 각국 정부의 보유외환 조정 가능성 등을 감안, 『유로는 늦어도 2개월 이내에 1.2000달러 또는 그 이상으로 가치가 뛰어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또 파리바 인터내셔널의 통화분석가인 닉 파슨스 역시 『올 중반쯤 유로가 1.2400달러 이상, 153.00엔까지 가치가 상승, 당초 유럽중앙은행(ECB)이 고시한 환율보다 큰 폭으로 뛰어오르며 위력을 과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탈리아 나폴리의 밀수업자들은 이날 담배와 전자제품 등 밀수상품에 기존의 리라(이탈리아 통화단위) 대신 유로로 가격을 책정, 기민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날 밀수 담배는 한 갑에 5유로 16유로센트 정도로 거래됐다.
○…유로 거래의 초반 장세를 결정할 유럽 시장 개장에 앞서 런던 파리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의 주요 외환·증권시장은 계좌전환과 컴퓨터 프로그램 점검 등 시장개장에 앞서 대비태세를 거듭 확인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프랑스 「크레디트 아그리콜 인도 수에즈」은행의 고위 관계자인 필립 바체비치는 『우리는 이미 유로 거래에 대한 마지막 예행연습을 마쳤다』며 『유로는 거래에 있어서 기술적 사고 없이 부드럽게 출발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앞서 휴일인 3일에도 유럽 주요시장의 거래 관계자들은 컴퓨터 프로그램 조작법 등을 배우기 위해 대부분 출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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