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 전염력 낮지만 만성진행 위험
1999/01/04(월) 18:13
간에 염증을 일으키는 간염바이러스는 지금까지 A, B, C, D, E형등 5가지가 밝혀졌다. A와 E형은 급성간염만 일으키지만, B, C, D형은 급성간염 뿐아니라 만성으로 진행해 간경변증, 간암을 일으키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간질환 사망률이 매우 높다. 전인구의 5~8%가 만성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이며, 이 중 상당수가 만성간염을 앓고 있다.
만성간질환의 60~70%는 B형간염, 15~20%는 C형간염과 관련돼 있다. 고령층에선 오히려 C형간염이 더 문제될 수 있다. B형간염은 국가적으로 예방접종사업을 벌여왔으므로 좀 낫지만 C형간염은 앞으로 비중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C형간염이란 : 89년 병원체가 규명돼 혈청검사를 통한 진단이 가능해졌다. 감염자의 60~70%가 만성으로 진행된다. 진행속도는 느리지만 자연회복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B형간염에 비해 일상접촉에 의한 전염력이 낮고 자녀에게 전염되는 수직감염도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긴밀한 신체접촉으로 감염될 위험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헌혈자의 1% 미만에서 C형간염 항체가 검출되며, 수혈로 생기는 간염의 약 90%가 C형간염과 관련된 것으로 밝혀졌다.
90년 이후엔 혈액을 통해 C형간염검사를 실시하기 때문에 예방이 가능해졌다. 과거 수혈을 많이 받았거나 혈액에 노출될 위험이 높은 인공투석환자, 혈우병환자에서 발생빈도가 높다. 성적 접촉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아직 예방주사가 개발되지 않았고, 한 번 감염되면 대부분 만성으로 진행된다. 서서히 진행되는데다 특징적 증상이 없어 혈액검사를 받지 않으면 감염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병이 많이 진행돼야 증세를 느낄 수 있다.
감염 후 십수년이 지나면 간경변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습관성 음주, 과로등으로 저항력이 떨어질 경우 빨리 진행될 수 있다. 그러나 간염의 정도가 가볍거나 건강관리를 잘 하면 감염되지 않은 사람과 별 차이가 없다.
◆치료와 관리 : 그동안 인터페론주사가 유일하게 미 식품의약국(FDA)의 공인을 받아 널리 사용됐다. 6개월 치료하면 약 50%에서 효과가 있으나, 투여 종료 후 절반 정도는 재발한다. 25%만이 장기 치료효과를 보는 셈이다. 효과가 낮은 이유는 에이즈 바이러스처럼 증식하면서 변이형이 자주 출현하기 때문.
최근 미국과 유럽에선 수백명의 환자에게 리바비린이라는 항바이러스약을 인터페론과 함께 투여한 결과 인터페론이나 리바비린을 단독 투여할 때보다 효과가 좋은 것으로 밝혀졌다.
필자도 C형간염환자 25명에게 24주간 인터페론과 리바비린을 병합 투여한 결과 47.1%에서 장기 치료효과를 확인했다. FDA도 높은 치료효과를 인정, 최근 리바비린을 치료제로 승인했다.
하지만 병합투여는 치료효과가 좋은 만큼 부작용이나 환자에 대한 부담을 높일 수 있다. 실제 리바비린을 복용하면 더러 빈혈과 같은 부작용이 생긴다. 필자도 빈혈 때문에 투여를 중단하거나 양을 줄인 경우가 있다. 모든 환자가 병합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담당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다.
일본에선 인터페론으로 효과적인 치료가 이뤄진 경우 간암발생을 현저히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간염바이러스의 퇴치가 치료의 관건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확인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매달리기보다 간염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한 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한광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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