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일 오후 청와대 관저에서 권노갑(權魯甲)전국민회의 부총재 부부를 포함, 18쌍의 동교동 비서출신 인사 부부를 맞아 신년 인사를 받았다. 하지만 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권전부총재와 별도의 면담은 갖지는 않았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3일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권전부총재를 찾아가 그의 정치활동 재개와 관련한 김대통령의 「생각」을 우회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청와대측의 움직임에는 귀국후 권전부총재에게 쏠려있는 세간의 이목을 염려하고 배려하는 김대통령의 뜻이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돌아온 권전부총재로부터 인사를 받는 형식을 놓고 청와대 내부에서 많은 검토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굳이 별도의 만남을 만들지 않았던 데에서 권전부총재의 「정치적 임무」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김대통령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통령과 권전부총재의 관계가 특별한 것인 만큼, 대통령의 생각을 굳이 언급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새 해 김대통령의 태도에는 권전부총재의 보다 신중한 처신에 대한 바람, 또는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는 무언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점을 이심전심으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김대통령은 인간적인 면에서 권전부총재와 계량할 수 없는 깊이의 감정을 갖고 있다』면서 『그러나 정치적으로 권전부총재에 대한 어떤 정리된 생각도 갖지 않고 있는 것같다』고 말했다./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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