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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토끼 뒷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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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토끼 뒷다리

입력
1999.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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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서는 토끼의 왼쪽 뒷다리인 「Rabbit_foot」를 행운을 가져다 주는 부적으로 가지고 다닌 때가 있었다. 뒷다리를 이용해 깡충뛰는 토끼처럼 내일을 향해 도약하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성격이 온순한 토끼도 그들 사이에서는 엄한 질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육하는 토끼는 상자같은 작은 집에 넣어 키우다 보니 그 특성이 잘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집토끼를 방사하면 대부분 집단생활을 하기 때문에 금방 무리 유지의 규칙이 정해진다고 한다.■먼저 수컷들은 치열한 싸움을 거쳐 순위를 정한다. 서로 코를 맞대고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 순위가 정해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몸싸움을 통해 서열이 정해진다. 앞발로 땅을 긁고 털을 세워 자신을 크게 보이게 한 후 서로 몸을 부딪친다. 뒷발로 차기도 하고 물기도 하는데 심하면 죽기까지 한다. 토끼를 몇마리씩 작은 집에 넣어 키우게 된 것은 이들이 심한 싸움으로 귀중한 털이 망가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고 전한다.

■초식동물인 토끼는 선량한 외모 그대로 먹이사슬의 맨 아래에 위치한다. 모든 육식동물의 「밥」이다. 그런데도 멸종되지 않고 버텨온 것은 왕성한 번식력 때문이다. 태어나 6개월이면 어미토끼가 되고 한번에 5~8마리, 많을 땐 15마리 정도의 새끼를 1년에 서너번씩 낳는다. 묘(卯)시는 새벽 5~7시를 말하는데 부지런하고 모든 어려움 속에서도 새출발을 하는 토끼에게 잘 어울리는 시간이다.

■토끼의 해(己卯)인 올해는 98년(戊寅)에 위세를 떨친 호랑이의 발톱을 벗어나 초원을 뛰어다니는 토끼처럼 신나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왕성한 번식력으로 역경을 뛰어 넘어온 토끼처럼 IMF체제를 떨쳐버리고 도약할 수 있도록 민족의 저력을 발휘해야 한다. 항상 털을 깔끔하게 관리하는 토끼를 본받아 우리의 몸과 마음 및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 개혁한다면 「Rabbit-foot」의 행운이 저절로 우리를 찾아오지 않겠는가. /이병일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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