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버그)들과의 전쟁이 시작됐다.컴퓨터에서 발생한 밀레니엄버그(Y2K)는 사람의 생존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바퀴벌레보다 더 위협적이며 인류가 공동으로 싸워야 할 강력한 적이다.
인류가 만든 컴퓨터 때문에 발생하게 된 Y2K는 과학문명이 낳은 최대의 재앙이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재앙은 아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수없이 많은 컴퓨터가 사용되기 때문에 100% 해결은 불가능하겠지만 피해범위를 최소한도로 줄일 수는 있다.
각 국가나 기업들은 계획을 세워 2000년 전까지 Y2K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보통신부 2000년문제 대책반에 따르면 우리 정부도 지난해 8월까지 각 부처별 영향 평가를 마치고 올해 2월까지 변환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2월부터 4월까지는 검증단계에 들어갈 예정이며 8월부터 시험운영을 실시, 최종확인 작업에 들어간다.
전문가들은 해결을 위한 기술적인 문제는 없다고 확신한다. 기술적인 방법은 크게 세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전문인력을 투입해 모든 컴퓨터프로그램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작업으로 변환해 주는 것이다. 사람의 손을 거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단점은 있으나 꼼꼼하게 확인할 수 있다.
두번째는 해결소프트웨어를 구입해 설치하는 방법이다. 시중에는 수억원대부터 수십만원대까지 여러 가지의 해결소프트웨어가 나와 있다. 해결 소프트웨어를 구입해 컴퓨터에 설치하면 사람이 손을 볼 필요없이 컴퓨터가 알아서 문제점을 찾아내 해결해 준다. 시간을 최대한 단축할 수 있어 편리하나 경우에 따라 변환이 안되는 문제가 있어 다시 확인작업이 필요하다.
세번째는 모든 전산시스템을 교환하는 방법이다. Y2K염려가 전혀 없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교체하면 골치를 앓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데이터가 많은 곳일수록 교체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간다. 최근에는 Y2K가 해결됐다는 이유로 가격이 배 이상 비싼 시스템들도 나오고 있다. 시스템을 교체해도 새롭게 데이터를 입력하고 업무환경을 바꾸려면 적지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가장 안전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경제적으로 손실이 크다.
가장 좋은 방법은 첫 번째와 두 번째인 인력과 해결소프트웨어를 함께 투입하는 것이다. 해결소프트웨어를 통해 변환작업에 쓰이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고 전문인력이 최종마무리작업과 확인을 거쳐 안전성을 보장하는 방법이다.
문제는 시간, 인력, 비용이다. 2000년까지 채 1년이 못되는 시간과 변환작업이 가능한 인력의 부족, 해결소프트웨어 및 필요한 경우 교체해야 하는 전산시스템 비용까지 3중고가 놓여 있다.
그러나 세계 각국은 아시아지역에서 Y2K해결을 위해 가장 적극적이고 능력이 많은 나라로 한국을 들고 있다. 변환에 필요한 코볼언어 경험자가 많고 직업의식 역시 가장 투철하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로 가트너그룹은 각국의 Y2K대응도 조사에서 한국을 2등급으로 분류했다. Y2K해결여부가 국가신인도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요즘 대단한 경쟁력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전문가들은 Y2K에 대한 국가적인 적극 대응이 국가 신인도 회복 및 고용창출효과 등을 낳아 국제통화기금(IMF)체제를 조기에 벗어나게 하게 새로운 도약의 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최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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