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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덕통일 신년인터뷰] "이산가족문제해결 역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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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덕통일 신년인터뷰] "이산가족문제해결 역점"

입력
1999.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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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정진석 정치부 차장대우-강인덕(康仁德)통일부장관의 새해 남북관계 전망은 아주 신중했다. 강장관은 『남북정상회담이나 이산가족 집단상봉 등의 굵직한 문제가 올해안에 획기적으로 풀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남북간에 신뢰를 쌓는 인내의 시간이 좀더 필요하다는 얘기였다. 그는 다만 최우선 정책과제인 이산가족문제 해결을 위해 보다 실효적이고 탄력적인 정책을 쓰겠다고 강조했다.

남북당국 회담의 유연한 대응은 정부가 그동안 견지해 온 「상호주의」원칙을 대폭 완화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어 주목된다. 강장관은 또 국내정치가 남북문제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항간의 관측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_남북관계에 있어 99년은「진전의 해」가 될까요, 「위기의 해」가 될까요.

『금창리 핵의혹 지하시설을 둘러싼 협상에서 대화를 통해 현장접근이 이뤄진다면 새해 전망은 밝을 것입니다. 반대로 이 협상이 우여곡절을 겪으면 전망은 어두울 것입니다. 북한이 경제적 외교적 필요에 의해 대화를 통한 해결방식을 선택할 것으로 희망하고 있습니다』

_강경론이 주도하고 있는 미국 조야의 대북 분위기가 한반도문제 해결의 걸림돌이 되진 않을까요.

『미국의 분위기가 기존의 제네바 합의를 깨자는 쪽으로 흐른다면 북한은 기존 시설을 가동, 6주만에 핵 재처리를 시도할 것입니다. 북한의 핵의혹 시설에 대한 군사공격이 쉽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미국의 강경 분위기는 경고적 성격이 강하다고 봐야 합니다』

_채찍(Stick)은 없고 당근(Carrot)만 있는 우리의 대북접근 태도를 불안해하는 국민도 많습니다.

『채찍을 쓰지 않음으로 해서 북한이 좀더 개방됐다는 측면도 아울러 평가해야 합니다. 정부는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그런 정책을 구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북정책의 탄력성이나 유연성으로 해석해주기 바랍니다』

_햇볕정책은 북한에 대한 지렛대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란 지적이 있는데요.

『햇볕정책은 과거와 달리 비군사적인 대북영향력을 확보하자는 것입니다. 비군사적인 수단으로 남북 상호의존성을 심화시키는 작업이 햇볕정책이고 이것이야말로 오히려 지렛대를 창조하는 길이라고 할 수 있지요』

_북한이 남한당국을 배제하려는 상황에서 남북당국간에 회담이 가능할까요.

『남북당국회담 성사를 위한 노력의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대화가 없더라도 상대방의 속내를 알 수는 있었습니다. 올해 남북당국간 회담을 개최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98년 베이징(北京) 비료회담에서 보듯 정부의 대북지원은 국민정서에 의해 좌우됩니다. 정부가 이산가족문제 해결을 조건으로 대북지원에 나설 경우 국민들은 별다른 이의를 달지 않을 것입니다. 정부는 인도주의 문제에 관해서는 상호주의를 내세우지 않고 있습니다. 당국자 회담에서 (원칙에 얽매인) 경직된 자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입니다』

_지난해 베이징 회담의 실패가 우리의 경직된 자세에 있었다는 뜻입니까.

『아닙니다. 베이징 회담은 새 정부 대북정책의 시험무대였고, 북의 입장에서는 우리 정부를 시험해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회담을 통해 햇볕정책에 대한 지지가 표출됐고 북도 우리정책을 가볍게 볼 수 없게 됐습니다』

_남북 당국간 대화가 언제쯤 재개될 수 있을까요.

『이를 수도, 늦을 수도 있습니다. 비료회담 뿐 아니라 농약, 농기구 등을 매개로 회담이 열릴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북한은 당국간 대화가 불가하다는 입장이지만 그 필요성은 느끼고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계기를 봐가며 우리가 먼저 당국간 회담을 제의할 수도 있습니다』

_이산가족문제의 진전은 기대해도 좋습니까.

『솔직히 말해 당국이나 적십자사를 통한 집단상봉의 실질적 진전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새해에는 신뢰를 쌓는 작업을 진행해야 할 것입니다. 상봉후에도 북한 주민들이 자본주의 사상에 물들지 않는다는 확신을 북한에 심어줘야 합니다. 당분간은 제3국을 통한 이산가족 상봉이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_남북관계가 내각제 논의 등 국내정치 일정의 수정 명분을 제공하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있는데요.

『결론적으로 말해 남북관계가 국내정치를 뒤집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은 통일전선전략에 따라 분열을 책동하려 들겠지만 우리는 속지 않을 것입니다. 또 남북관계를 국내정치에 이용하려는 정치인들이 있겠습니까』

_남북문제를 풀어가는데 있어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보수적인 강장관사이에 정책발상의 간극은 없습니까.

『대통령과 나의 전략적 사고는 일치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과 나는 통일을 과정이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_대북정책 수행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입니까.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는 문제입니다. 국민적 합의 도출은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합의의 바탕위에서 신중하고 차근차근하게 남북문제를 풀어 가겠습니다』 /정리=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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