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퇴임후 처음으로 상도동 자택을 공개한 김영삼 전대통령은 오전 6시 마산의 부친에게 안부전화를 한 뒤 7시30분부터 2층 응접실에서 내방객을 맞았다. 김전대통령은 세배객들에게 『초하루에는 재미있고 멋있는 얘기만 하자』면서 정치적 발언을 삼갔지만, 가끔 소회의 일단을 내비치기도했다.김전대통령은 『신년휘호로 「호연지기」를 쓸까 한다』면서 『요즘은 무척 가파른 산을 오른다』고 말해 요즘 심경을 대신했다. 호연지기는 나쁜 상황을 돌파할 때 김전대통령이 말하는 용어라는게 측근들의 설명. 그리고 전두환 전대통령의 최근 행적이 화제로 오르자 말이 없다가 불쑥 『요즘 나쁜 사람들이 많다』고 말하기도했다. 특히 국회 안기부 사찰 의혹과 관련, 한나라당 박희태총무에게 79년 야당의원들이 국회 별관문을 부수고 들어간 기억을 되새기며 『과거에는 그런 일이 많았고, 잡혀가지 않았다』며 야당을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상도동에는 한나라당의 신상우부의장 김수한전의장 이한동전부총재 신경식사무총장 등 현역의원 60명을 비롯 모두 500여명의 하객이 몰렸다.
○…전두환전대통령도 이날 연희동자택을 개방, 전직 관료및 전현직 의원, 친지등 600여명으로부터 신년 인사를 받고 「미움론」을 펼쳤다. 그는 『미운 사람이 없어야 마음이 편해 오래살 수 있다』며 『수도를 했더니 미운 사람이 적어지더라』고 말했다. 이날 전전대통령 자택에는 이수성 노신영 강영훈 황인성씨 등 전직총리 4명과 국민회의 권정달 이영일 장영철 자민련 박철언 김종호 박세직 한나라당 이한동 이해구 하순봉의원 등 현역의원 20여명이 모습을 나타냈다.
노태우전대통령도 연희동자택에서 많은 손님을 맞았다. 6공당시 총리를 지낸 노재봉 이현재 정원식 현승종씨등 모두 7명의 전직총리 외에도 박철언의원을 비롯한 전직 장·차관과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이 상당수 방문해 「6공인사」들이 모처럼 총출동한 분위기였다. 이한동 김종호 김영구의원등 현역의원 15명가량도 노전대통령 자택을 찾았다. 노전대통령은 『새해 건강하라』고만 덕담했을 뿐 별다른 정치적 발언은 하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권혁범·염영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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