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말이 실감나는 요즘이다. 여기 저기에서 지구의 멸망을 예언하는 목소리가 높다. 사이비종교도 기승이다. 우주의 대재난이 지구를 멸망시키리라는 가설은 오래 전부터 있었다. 최근 지구와 소행성의 충돌을 그린 영화 「딥 임팩트」와 「아마겟돈」이 선보인 이후 소행성 내습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과학자들은 지구와 소행성이 충돌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지구의 공전궤도와 겹치는 태양계의 소행성을 약 32만개로 추정한다. 그동안 7,000여개가 발견됐고, 매년 수백개의 소행성이 새로 관측되고 있다. 지구와 충돌할 경우 공룡의 멸종이나 빙하기같은 환경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지름 1㎞ 이상 소행성만도 2,100개로 추정된다.
NASA는 직경 1.6㎞의 소행성이 시속 60만㎞의 속도로 지구와 충돌할 경우 원자폭탄 200만개가 한꺼번에 폭발하는 충격이 가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럴 가능성은 100만년에 3회. 태양의 둘레를 주기적으로 도는 700여개의 혜성도 지구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 하지만 NASA는 9월과 11월 소행성 두 개가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20배 정도 외곽을 지나간 것을 비롯, 2020년까지 63개의 소행성이 지구를 스쳐 지나가지만 충돌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천문대 우주과학연구그룹장 한원용박사는 『화성과 목성사이에 있는 수만개의 소행성이 지구 궤도에 침투할 가능성은 있으나 확률은 매우 낮다』며 『혜성의 궤도가 어떤 원인에 의해 바뀌어 지구를 향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지구의 궤도도 영향을 받아 태양과의 거리가 변하면서 기온등 생태계의 엄청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우주의 신성(新星)들이 폭발할 가능성도 있다. 한박사는 그러나 『신성이 폭발해도 지구와의 거리가 워낙 멀기 때문에 영향을 받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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