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戊寅)년을 마감하는 31일 고속도로와 공항 등은 징검다리 연휴를 이용해 스키장 등을 찾는 차량과 인파들로 북적거렸다. 서울시내는 제야의 종 타종장소인 종로2가 일대와 명동, 대학로, 신촌, 강남유흥가 등에 젊은이들이 몰려나온데다 차량들도 늘어나 주요 간선도로와 시내 중심가는 밤늦게까지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이날 오후 대부분의 관공서와 기업체들이 종무식을 가진뒤부터 사흘을 연속으로 쉬는 기업들이 많아서인지 고속도로 상·하행선이 밤늦게까지 곳곳에서 정체현상을 보였다.
특히 스키장에서 연휴를 즐기려는 차량들이 오후들어 몰리기 시작해 영동고속도로 하행선 호법과 새말영업소부근, 오대산~대관령 구간 등에서 거북 운행을 했다. 서울로 들어오는 차량도 많아 경부고속도로 수원이후부터는 시속 10㎞안팎으로 속도를 내지 못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31일 서울을 빠져나간 차량은 지난해보다 2만대가량 줄어든 총 20만대로 추정된다』며 『그러나 귀경이 시작되는 1일에는 차량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큰 혼잡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서울역에는 낮 12시 전후 전노선의 열차예약이 매진된 가운데 오후부터 등산복차림의 행락객들이 눈에 띄게 늘었고 청량리역에는 동해안 정동진 해돋이 열차를 타려는 연인들과 시민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해돋이 열차의 좌석은 3일분까지 모두 매진됐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민들은 가족들과 IMF체제하의 기묘년(己卯年) 한해를 설계하면서 휴일을 차분하게 보냈다. 서울역 노숙자 30여명은 군데군데 모여 우울한 한해를 보내면서 4일부터 서울시가 일절 노숙을 금지할 방침이라는 소식에 더욱 불안해 하는 모습이었다.
연하장 등 우편물도 크게 줄어들었다. 서울중앙우체국 관계자는 『기업 및 관공서 등에서 발송하는 홍보물이 97년말보다 20%가량 감소했으며 연하장도 97년 12월 하루 평균 9만여통이던 것이 98년에는 7만통가량으로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김호섭·이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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