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측근인 구조조정본부 경영진과 실적이 좋은 경영진들이 날개를 단 반면 빅딜에 실패한 경영자는 옷을 벗었다. 호남인맥이 빛을 보기시작했으나 아직 주력사에서는 찾기 어렵다」현대 삼성 등 5대그룹이 30일 현대와 대우를 끝으로 대부분 임원인사를 마쳤다. 5대그룹의 올 인사특징은 ▲구조조정본부 실세경영진들의 대약진 ▲실적을 거둔 경영진의 발탁 ▲호남인맥의 전진배치 ▲빅딜에 소극적이거나 실패한 임원들의 퇴진등으로 요약된다.
현대는 금강산관광사업등에 기여한 대북통의 승승장구가 두드러진다. 삼성은 자동차관련 경영진의 문책인사와 호남인맥의 중용등이 특징이다. LG는 구조조정본부 핵심경영진의 승진이, 사상 최대규모인 199명의 승진인사를 한 대우는 무역그룹답게 수출및 영업에서 두각을 나타낸 임원들이 부상했다.
SK는 구조조정및 경영실적에서 뛰어난 실적을 올린 경영진이 승진했다.
■구조조정임원들, 날개달다 올 5대그룹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회장 전위부대이자 참모집단인 구조조정본부 임원들이 대거 부상한 점이다. 현대가 대표적이다. 그룹간 빅딜에서 핵심역할을 한 박세용(朴世勇) 현대구조조정본부 사장겸 종합상사·상선사장이 상선및 종합상사회장으로 회장반열에 합류했다.
LG 강유식(姜庾植)구조조정본부 부사장은 사장으로, SK 유승렬(柳承烈)구조조정본부 전무은 부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구조조정본부 주역들이 날개를 달고 있는 것은 이들이 내년 구조조정의 주역일수밖에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승진은 역시 실적에 기초한다 1년 농사를 잘지은 경영진들에 대한 배려와 발탁도 두드러졌다. 배종렬(裵鍾烈)제일기획부사장과 이경우(李庚雨) 삼성카드부사장은 구조개혁과 순익달성에 기여한 공로로 사장으로 승진했다. SK에서는 어려운 중에도 세자리수의 흑자를 기록한 SK㈜의 김한경(金翰經)부사장이 사장으로 발탁됐다.
성재갑(成在甲) LG화학 부회장이 석유화학회장타이틀까지 차지하고, 구자홍(具滋洪)LG전자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도 어려운 경영여건속에서 외자유치및 흑자달성을 높이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김판곤(金判坤)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대우의 김윤식(金允植)전무가 부사장으로, 백기승(白起承)이사대우가 이사로 승진하는등 대외·홍보관련자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현대그룹 대북통들의 약진도 두드러져 금강산관광사업과 「왕회장」의 소떼방북을 성사시킨 이익치(李益治) 현대증권사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호남인맥을 찾아라 5대그룹은 호남출신 경영진을 전진배치하는데 신경을 썼다. 삼성은 광주고출신의 양인모(梁仁模) 엔지니어링부사장을 사장으로, 전주고를 나온 배정충(裵正忠) 화재부사장은 생명 부사장으로 중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양사장은 그룹내 몇 안되는 호남인맥이면서도 2002년 월드컵주경기장 입찰에서 골리앗(현대건설)을 물리치고 수주에 성공했으며, 해외플랜트부문에서 10억달러를 수주하는 실적도 올렸다. 배부사장도 96년말에 화재부사장으로 취임한 후 시장점유율을 19%에서 28%로 끌어올려 부동의 1위자리를 고수하는 경영솜씨를 보였다.
LG는 광주출신의 오호수(吳浩洙) 전대우선물사장(경복고)을 증권사장으로 영입했다. SK도 김영석(金榮石) 전교보사장(익산 남성고)을 증권부회장으로, 조정남(趙政男) SK텔레콤 부사장(전주고)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그러나 상당수 호남인맥이 부상했음에도 각 그룹의 주력사 경영진에는 아직 본격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빅딜 못하면 사장도 물러난다 빅딜문책인사도 두드러졌다. 삼성은 기아자동차 인수에 실패한 후 임경춘(林慶春)자동차회장이 사의를 표명한 상태이며, 자동차사업등 신규사업과 홍보를 맡아온 지승림(池升林) 구조조정본부 기획TF팀장(부사장)이 1년간 예정으로 미국 스탠포드대학에 연수를 갈 예정이다. 대우전자의 전주범(全周範)사장도 삼성자동차와의 빅딜에 「항거」하다 도중하차했다. 이의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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