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추수감사절은 단순한 명절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한 해를 보내고 다시 맞는 분수령 역할을 한다. 11월말 추수감사절이 지나면 대부분의 기업들이 휴지기에 들어간다. 회사의 문을 닫는 것은 아니지만 일상적인 업무를 유지할 뿐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도하기는 어렵다. 12월은 한 해 활동을 마무리하며 정리하는 기간이다.그러나 시장은 그 어느때보다 활기를 띈다. 12월부터 시작되는 연말-연시 기간의 성패 여부가 1년 전체의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마케팅, 판촉 전략을 선보이며 시장에서 한 판을 겨룬다. 실리콘밸리도 예외는 아니다. 하이테크 기업들의 대표작인 PC와 프린터등 주변기기, 소프트웨어, 게임기등이 이 기간의 선물목록에서 수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간의 마케팅 대전이 연말연시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컴퓨터 전문 유통업체인 컴퓨USA에서는 무상 사후지원 서비스(AS)를 상품으로 포장해 고객들을 유인했다. 전화카드와 같은 서비스 전화 카드를 컴퓨터와 함께 판매하는 것. 90일, 120일 두 종류의 카드를 사면 처음 사용한 날 이후로 90일, 혹은 120일간 고객서비스를 마음껏 받을 수 있다. 초보 컴퓨터 사용자들을 겨냥해 AS를 별도의 상품으로 판매한 것이다.
또 IBM은 인터넷 접속서비스업체(ISP)인 프로디지와 공동 마케팅을 펼쳤다. IBM 컴퓨터를 구입한 후 프로디지 서비스에 등록을 해서 일정기간 사용하면 인터넷 쇼핑몰에서 100달러(약 12만원)정도를 쇼핑할 수 있도록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연말연시를 겨냥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크리스마스에 눈이 온다면...」 마케팅 아이디어는 연말연시 마케팅 대전의 백미였다. 일부에서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현혹했다는 비난도 있었지만 색다른 발상이 돋보이는 마케팅 정책으로 평가된다. 어수선한 연말연시에 펼쳐지는 기업들의 마케팅 대전이야 말로 새로운 한해를 준비하는 활기찬 움직임일 것이다. /이지선 드림 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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