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기대와 설레임 한편으론 일말의 불안….역사적인 유러(EURO) 출범 전야인 31일, 유러동맹 11개국과 인접 유럽국가에는 폭풍전야와 같은 팽팽한 긴장감이 절정에 달하고 있다.
정중동(靜中動). 유럽을 움직이는 수천개의 금융기관들은 30일 철야작업으로 긴 밤을 지새웠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유러동맹의 경제사령탑 유럽중앙은행(ECB)과 11개국 중앙은행들과의 쉴새없이 오가는 교신. 신년 1월 1일에 돌입하는 유러 출범에 한 치의 오차가 없도록 하는 막바지 점검이다.
지중해에서 북극해에 이르기까지 유러권역의 은행간 송금 자금결제 등을 하나의 화폐단위(유러)로 묶는 타깃(TARGET)시스팀은 탈없이 가동할 것인지, 지 불준비금과 채권 등의 유러표시 전환과 수많은 장부 기재는 제대로 됐는지, 국민들에게 나눠줄 유러 수표책은 예정대로 내년 1월 4일부터 발부될 준비가 갖춰졌는지….
유러11개국과 유러영향권의 은행 증권거래소 투자신탁 등 금융기관들은 내년 1월 1일을 위해 시스템 전환 등 유러태세를 갖추는데 그동안 총 수백억달러를 쏟아 부었다.
유럽에 산재한 유수의 대기업들, 그리고 이들과 사슬관계에 있는 수천 수만개의 중소기업들도 유러의 출범으로 완전히 변모할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에 맞서 대책마련과 준비작업에 부산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회계장부 경영보고서 응찰서 대금결제서류 등에 도입할 유러시스템의 최종 점검과 제품가격조정 여부 등 경영전략의 근본적인 재검토를 위해 연일 대책회의가 열리고 있다. 지멘스 BMW 롱_풀랑 등 유럽의 대기업들이 99년 유러전환을 위해 투입한 경비는 2000년 밀레니엄 버그에 대비한 예산보다도 더 많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거리의 시장과 가정의 안방에도 유러는 성큼 다가왔다. 백화점 대형수퍼마킷은 물론이고 작더라도 앞서가는 소매점들은 2001년말까지는 의무사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자국 통화와 병행해 유러로 물건가격을 표시하고 결제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유럽전역의 언론매체들 간에는 하루 앞으로 다가 온 유러출범을 안내하는 특집기획 등 보도경쟁이 열을 뿜고 있다. 우체국 등 공공기관 창구에 비치된 유러가이드 팜플렛이 날개 돋친듯이 퍼져나가고 있다.
유럽연합(EU)측은 전세계를 상대로 하는 유러 홍보캠페인의 일환으로 「유럽여행을 떠날 때 알아두어야 할 것」이라는 제목의 전단 20여만장을 유럽의 항공사 여행사 관광단체 등에 배포했다.
유러 카운트 다운에 들어간 유럽의 증권시장에서는 유러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반영, 29일 런던 파리 프랑크푸프트 등 거의 모든 증시에서 주가가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런던의 FT_SE 100지수는 1.26% 오른 5,941.5로, 프랑크푸르트 X_DAX지수도 0.32% 오른 5,056.2를 기록했다. 파리의 CAC_40 지수 역시 0.46% 오른 3,891.1 포인트로 마감했다.
파리=송태권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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