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빚이 한푼도 없는 회사로 잘 알려진 남양유업 성장경(成壯慶·49) 홍보부장은 요즘 저절로 힘이난다. 99년부터 회사의 사전 승인없이 성부장이 경비로 처리할 수 있는 돈이 3만원에서 5만원으로 대폭 인상됐기 때문이다.성부장은 『경쟁회사 사람들은 「1년 매출규모가 5,000억원이나 되는 남양유업의 홍보부장 전결비용이 쩨쩨하게 5만원이냐」고 놀리지만 사장님의 스타일상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기뻐했다.
남양유업 홍원식(洪源植) 사장의 기본에 충실한 「구두쇠 경영」이 화제다. 홍사장은 우선 조그만 숫자도 직접 챙긴다. 99년엔 부장급 간부의 전결금액을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임원급은 1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올렸지만 아직도 50만원 이상은 홍사장이 일일이 직접 결제를 할 예정이다.
또 지점별 매출액 등 세세한 수치까지도 정확히 기억, 담당자가 우물쭈물하거나 틀린 대답을 하면 당장에 불호령이 떨어진다.
홍사장은 또 「경영자는 경영에만 신경을 써야 한다」며 외부활동을 자제, 인터뷰가 불가능한 경영자로 통한다. 최근 남양유업의 「무차입 경영」이 화제가 되면서 TV방송사들로부터 끈질긴 출연제의를 받았지만 완강하게 고사(固辭), 방송국 관계자들로부터 『남들은 로비를 해서라도 TV에 나오려고 하는데, 홍사장은 왜 출연을 거부하냐』며 원성을 사야했다.
홍사장은 이처럼 철저한 구두쇠이지만 「기본 철저, 마무리 철저」라는 좌우명처럼 공장설비와 연구개발비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실제로 남양유업은 은행 빚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회사금고에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쌓아놓고 있지만 창립이래 30년동안 서울 남대문로 대일빌딩에 세들어 살면서도 경주 등지의 공장만큼은 세계 일류수준이다. 조철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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