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은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빅딜 등 정부의 구조조정정책을 비판한데 대해 『주제를 모르는 한심한 발언』이라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민회의나 자민련, 청와대는 29일 일제히 『나라경제를 망친 사람이 어떻게 경제를 운운할 수 있느냐』고 촌평하며 대응할 가치조차 없다는 입장이었다. 여권 일각에선 『YS가 빅딜을 지역주의로 몰아가면서 정치재개를 시도하려는 엉뚱한 망상에 빠져있는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강하게 제기됐다.비난의 선봉엔 국민회의 정균환(鄭均桓)총장이 섰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 『경제를 망친 전직대통령이 살아나는 경제를 죽이려는 작태』라고 격하게 비난했다. 정총장은 『빅딜을 지역주의와 연결시키는 얕은 술수를 쓰다니…』라며 분을 삭인뒤 『YS가 「골목정치」를 다시 시작하겠다는 의도로 그런 말을 한다면, 엄청난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세형(趙世衡)총재대행은 가급적 말을 아끼면서도 『입이 있는데 무슨 말인들 못하겠느냐』고 냉소적으로 말했다.
국민회의 및 자민련의 경제청문회 조사위원 간담회에서도 YS발언은 난타당했다. 박태준(朴泰俊)자민련총재는 『YS가 경제를 걱정하다니 기가 찰 일』이라고 말했고 국민회의 김원길(金元吉)정책위의장은 『(YS가) 증인으로 불러달라고 애쓰는 격』이라고 힐난했다.
청와대는 불쾌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격한 대응을 자제했다. 이강래(李康來)정무수석은 『알아보니 YS가 의도적으로 한 말은 아닌듯 싶다』면서 『언론에 과하게 알려진 측면이 있다』고 파문의 진화에 신경을 썼다. 그러나 다른 고위관계자는 『나라사정, 국민정서를 모르고 날뛰는 꼴』이라며 『몰매를 맞으려고 작정한 모양』이라고 공박했다. /이영성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