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한 해를 장식했던 사람들중 상당수는 정권교체의 후광을 업은 여권 인사들이다. 우선 돋보이는 인사는 공동여당을 이끈 조세형(趙世衡)국민회의총재대행과 박태준(朴泰俊)자민련총재. 조대행은 20여년의 정치역정중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주 한 차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독대, 여당의 항로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박총재는 스스로를 「고용사장」이라고 낮추지만 김종필(金鍾泌)총리와 함께 공동여당의 최대 주주로서 자리를 굳혔다. 박총재는 특히 김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경제구조 조정작업의 막후 실력자로 한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자민련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는 공동정부 연결고리인 내각제약속의 증인으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당내 대구·경북(TK)세로부터 견제를 받고 있긴 하지만 그가 JP의 대리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국민회의의 당3역인 정균환(鄭均桓)사무총장 한화갑(韓和甲)총무 김원길(金元吉)정책위의장도 확실하게 올해를 자신의 해로 만든 이들이다. 집권당의 조직과 자금, 원내운영, 정책이 이들의 손에서 요리되고 있다.
청와대 김중권(金重權)비서실장과 이종찬(李鍾贊)안기부장은 여권 신주류의 양대 기둥으로 평가받는다. 김실장은 불과 1년사이에 DJ의 최측근으로 자리잡았으며 여권내 TK세의 대표적 인물로 여권의 동진 정책에도 깊숙히 간여한다는 소문이다. 고급정보를 장악하고 있는 이부장은 매주 한 차례 DJ를 독대하고 있으며 잠재적 차세대주자로서의 이미지를 관리해가고 있다. 국가정보원으로의 개명 등 안기부 개혁 작업도 깨끗이 마무리지었다.
6·4지방선거는 구여권 출신 두 거물 전직관료를 스타로 만들었다. 고건 서울시장과 임창렬(林昌烈)경기지사가 그들. 고시장은 김대통령의 권유로 서울시장선거에 출마, 무난히 당선됨으로써 일약 신여권의 핵심부에 진입했다. 임지사도 환란책임론 등의 난관을 돌파하고 서울 못지않게 정치적 중요성을 지닌 경기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뒤 도정등에서 정치적 역량을 발휘함으로써 『과연 최종 지향점은 어디일까』라는 물음을 던져주고 있다.
수적으로는 적지만 야당에도 떠오른 별들은 있다. 우선 주목할 만한 사람은 신상우(辛相佑)국회부의장. 한나라당내 최다선(7선)의원으로 국회 부의장에 취임한 뒤 사실상 당내 민주계 수장으로서의 자리를 굳혔다. 여야간 정쟁이 발생할 때에는 활발한 막후중재역할을 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신경식(辛卿植)사무총장과 박희태(朴熺太)총무는 거대 야당의 살림과 원내문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표주자들이다. 이들은 실무 정치경험이 적은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약점을 보완하면서 대여 창구역할을 적절히 수행해내 주목받았다. 이밖에 각료중 박상천(朴相千)법무장관과 이해찬(李海瓚)교육장관, 김태정(金泰政)검찰총장등이 사정, 교육개혁 등과 관련해 주목을 받았으며 박태영(朴泰榮)산자부장관은 무역수지 400억달러 흑자달성을 지휘해 성가를 높였다.
/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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