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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잠못드는 밤' 해결 생체시계 연구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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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잠못드는 밤' 해결 생체시계 연구 어디까지 왔나

입력
1998.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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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밤에는 졸릴까. 여행때 시차로 고생하는 건 또 왜일까. 24시간 주기의 리듬을 따르는 것은 잠 뿐 아니라 체온 혈압 호르몬등으로 다양하다. 당연한 듯 보이는 생체주기는 체내의 시계가 24시간 단위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최근 생체시계에 관한 괄목할만한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관련 유전자를 완전히 밝혀내는 것도 머지 않을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신약개발도 새 지평을 열게 된다.◆생체시계는 어떻게 작동하나 생체시계는 눈 뒤 뇌 중앙에 자리잡고 있다. 시신경 교차상핵(SCN)이라 불리는 곳이다. 빛이 비쳐 SCN에 신호를 전달하면 SCN의 신경세포 안에서 피리어드, 타임리스, 클락라이즈등의 시계단백질이 많아졌다 적어졌다 하면서 시계를 작동시킨다. 각 단백질은 특정한 때에는 다른 단백질은 생산되지 않도록 하는 반응명령에 따라 행동함으로써 세포의 시간을 유지하도록 한다. 꼬리를 무는 연쇄작용이 1일 단위로 이어지는 것이다.

최근 새롭게 밝혀진 사실은 이러한 단백질을 생산되게 하는 촉발단백질이다. 미 다트머스대학의 던롭박사등은 학술지 「셀」 11월25일자에 촉발단백질이 자리잡고 있는 아미노산의 구조를 밝혀냈다. 이 촉발단백질은 다른 단백질과 짝을 이루어 맞아떨어지면 세포 핵 안으로 침투하도록 되어 있다. 특정 단백질이 일정수준 만들어지면 더 이상 생산되지 않도록 하는 메커니즘이다.

◆남은 미스터리 남는 의문은 시계가 외부세계를 어떻게 감지, 작동하느냐 하는 점이다. 연구자들은 이제 시계와 외부세계를 연결하는 역할을 맡은 단백질을 규명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미 펜실베이니아대학 캐시모어박사등은 크립토크롬이라는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밝혀냈다. 크립토크롬은 빛의 특정주파수를 받아들임으로써 작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하루의 시간, 계절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미 스크립스연구소 케이박사등은 크립토크롬처럼 역시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인 피토크롬을 발견, 「사이언스」 11월20자에 소개했다.

시계작동의 요인이 빛이 아니라 온도라는, 빵곰팡이에 대한 연구도 있다. 다트머스대학 연구자들은 뇌 없는 세균이 온도를 감지해 시계를 작동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는데 이는 고등 생물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연구돼 왔나 우연히 시차 피로에 내성을 보이는 돌연변이 초파리를 발견하면서부터 생체시계에 대한 연구가 시작됐다. 더 놀라운 발견은 박테리아부터 인간까지 지구상의 거의 모든 생물체들이 24시간 생체주기에 관련한 대사경로와 단백질의 진화가 극히 드물다는 사실. 그토록 다른 생물조직들 사이에서 생체시계 관련 단백질조직은 비슷했다. 연구자들은 초파리등을 분석함으로써 포유류, 나아가 인간의 시계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초파리의 시계유전자는 6개 발견됐는데 다른 포유동물들에서도 비슷한 유전자들이 발견되고 있다. 초파리에서 먼저 발견된 피리어드를 인간의 17번 염색체에서 발견한 것은 일 도쿄대학 연구자들이었다. 록펠러대학 마이클 영박사는 포유류의 생체시계 관련 단백질은 12개 내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어떻게 적용되나 생체시계에 대한 규명은 시차피로 뿐 아니라 수면장애, 정신적 질병등 인간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올 6월 발견된 더블타임이라는 시계유전자는 신약개발에서 가장 일차적 타깃이 되고 있다. 더블타임은 피리어드단백질의 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피리어드는 다른 시계단백질의 양을 조절함으로써 시계의 속도를 조절하게 된다. 연구자들은 미래에 손목시계처럼 생체시계를 조절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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