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정치 개혁을 위해 한 억척 할머니가 팔을 걷어부쳤다. 뉴햄프셔주 남부의 소도시 더블린에 사는 89세의 도리스 해덕 할머니. 정치자금법의 개정을 촉구하기 위해 내년 1월 1일부터 도보로 미 대륙횡단길에 나선다고 27일 밝혔다. 해덕 할머니의 「대장정」은 미 정치의 부정적인 요소로 지목되고 있는 「소프트 머니」제도의 철폐를 위한 것.각종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이 합법적으로 모금해 사용할 수 있는 「하드 머니」에 비해 「소프트 머니」는 정당 차원에서 모금, 정책 선전 등에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제도는 모금액의 제한이 없어 「검은 돈」의 유입 가능성이 있고 또 사실상 후보자의 선거운동에 전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래전부터 개정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기업으로부터 압도적 헌금을 받고 있는 공화당과 노조, 환경단체 등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는 민주당의 이해가 엇갈려 의회에서도 개정에 관한 논의만 무성한 실정.
해덕 할머니는 이날 『우리 정치의 암과도 같은 현행 정치자금법의 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여론을 환기하고자 한다』며 『정치권은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정치개혁을 바라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새해 첫날 로스앤젤레스에서 출발, 하루 10마일씩 걸어 내년 10월께 워싱턴에 도착한다는 계획이다.
자신의 「나홀로 캠페인」을 알리기 위해 인터넷 사이트(http://www.grannyd.com)까지 마련했다. 또 행선지마다 지역주민들과 모임을 갖고 정치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강연과 토론도 가질 예정이다. 워싱턴=신재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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