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인도의 경제학자 아마르티아 센 케임브리지대 교수. 그는 27일 상금을 인도와 방글라데시에 교육보건 자선단체를 설립하는데 쓰겠다고 밝혔다. 센교수는 이날 캘커타에서 열린 수상기념 리셉션에서 『더 많은 사람들과 노벨상의 의미를 나누고 싶다』고 그는 말했다. 센교수는 1913년 인도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고 상금을 대학에 기증한 타고르를 따르고 싶다는 말을 덧붙였다.이날 센교수에게 집중된 스포트라이트 뒤에는 1년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의 「그림자」가 엇갈렸다. 지난 해 수상자 마이런 숄스(스탠퍼드대)와 로버트 머튼(하버드대) 교수. 투자론의 대가인 이들은 미국의 대형 헤지 펀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에 영업을 자문하고 상금도 투자했다. 자신들에게 노벨상을 안겨준 파생금융상품의 가격결정 모델을 실전에 응용하기 위한 것이다. 이들의 이론에 힘입어 96년까지 40%가 넘는 투자수익을 올리며 잘 나가던 LTCM은 그러나 9월 러시아 금융위기의 여파로 25억달러의 손실을 내며 파산 위기에 몰렸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시장 혼란을 우려, 이 회사에 35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주선했다. 이와함께 이들의 이론도 빛을 잃었다.
센교수와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들의 이론을 실천에 옮겼다는 것. 숄스 교수등이 적은 돈을 투자해 많은 이윤을 낼 수 있는 투자이론을 헤지 펀드에 응용한 반면, 빈곤과 기아문제를 사회적인 모순으로 파악한 센은 「자선단체 설립」으로부터 해결점을 찾은 것이다.
센교수는 최근 인도 정부로부터 경제기획위원회 차관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단호하게 거부했다. 그는 『내 인생에서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공직에는 취임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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