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의학계에는 윤리적 논란을 몰고온 인간복제실험등 충격적인 사건이 잇따랐다. 또 A형간염 결핵등 후진국형 질병이 급증하는가 하면 비아그라 SS크림과 같은 성기능약물이 각광받았다. 한국일보사는 서울대병원 연세의료원 고려대의료원 가톨릭대의료원 서울중앙병원 삼성서울병원 경희대병원등 7개 기관에 의뢰, 의학계 10대뉴스를 선정했다.1. 「인간복제실험」 논란 경희대병원 불임클리닉 이보연교수팀이 14일 인간복제 직전인 4세포기 배아 단계까지 복제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 윤리적 논란이 일었다. 복제양 돌리를 만든 영국 로슬린연구소와 워싱턴포스트등 해외언론은 『인간복제를 뒷받침할만한 과학적 증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고 대한의학회도 특별위원회를 구성, 진상조사에 나서는등 파문이 계속되고 있다.
2. 비아그라·SS크림 열풍 비아그라는 상반기 매출액만 2조원에 이를 정도로 지구촌의 화제가 됐다. 국내에서는 시판승인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점조직을 통한 불법유통이 기승을 부려 보건당국이 단속에 나섰다. 현재 서울대병원 영동세브란스병원등 6개 대학병원이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다. 9월부터 시판된 조루증치료제 SS크림과 요도주입식 좌약 뮤즈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3. 홀뮴 이용한 간암치료법 논란 연세암센터 이종태교수팀은 8월7일 단 1회 약물주입으로 수술이 불가능한 진행성 간암을 완치하는 획기적 치료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진행성 간암환자 5명에게 홍게성분인 키토산과 방사성 동위원소 「홀뮴166」 혼합액을 주입하자 암세포가 완전 소멸했다는 것이다. 학계에선 임상케이스가 너무 적고 치료효과도 과장됐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4. IMF형 질병의 급증 IMF 이후 위생상태가 나빠져 후진국형 질병인 A형간염환자가 4.5배 늘었다. 경제적 고통에 따른 스트레스로 돌연사의 주원인인 심근경색증환자도 90%나 늘었다. 서울지역 결핵환자는 95년 2,178명, 96년 2,046명, 97년 1,816명으로 매년 감소하다 9월 현재 2,071명으로 지난 해 수준을 넘었다. 의료기관 조사결과 우울증·치질(30%) 화병(100%)환자도 급증했다.
5. 국내 첫 분할 간이식 서울대병원 일반외과 이건욱·서경석교수팀은 11월5일 뇌사자(46·여)에게서 적출한 간을 간경변증환자(33)와 선천성 담도폐색으로 생명이 위태로운 어린이(3)에게 분할 이식하는데 성공했다. 장기기증자가 부족한 현실에서 한 개의 간으로 여러 명을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이식 발전에 획기적인 전기가 될 전망이다. 분할 간이식은 95년 독일에서 처음 시행됐다.
6. 국내 최연소 신장이식 서울중앙병원 장기이식팀 한덕종교수는 11월3일 뇌종양으로 뇌사상태인 홍모(3)양의 신장을 생후 1년4개월된 아기에게 이식하는데 성공했다. 국내 최연소 신장이식기록이다. 선천성 신장병으로 생후 1~2세께 신장기능이 상실된 아기들은 목숨을 잃는 경우가 많았다. 신장이 성인의 5분의 1 크기에 불과한데다 혈관지름이 1.5㎜ 정도로 가늘어 수술이 어렵기 때문이다.
7. 국산 인공각막 첫 이식 서울대병원 안과 이진학교수팀은 1월초 안전하고 효과적인 인공각막을 개발, 최근 실명환자에게 이식하는데 성공했다. 이교수팀이 개발한 「서울형 인공각막」은 동물실험과 임상시험에서 염증 공막괴사등의 부작용 없이 견고하게 부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주로 사용돼온 외국산 인공각막은 수술후 쉽게 떨어져 나가 여러 차례 이식수술을 해야 했다.
8. 암세포만 죽이는 유전자치료법 고려대안암병원 비뇨기과 천준교수는 7월 정상세포까지 파괴하는 기존 암 유전자치료법의 단점을 극복한 「오스테오칼신을 이용한 유전자치료법」을 미국 버지니아대 연구진과 공동개발했다. 암조직 이외의 장기나 암 주위의 정상조직이 파괴되지 않게 암세포에만 치료용 유전자물질을 전달하는 오스테오칼신 유전자촉진체를 사용, 부작용을 극소화했다.
9. 말기 협심증환자 레이저치료 삼성서울병원 흉부외과 채헌교수는 4월 기존 시술법으로 못 고치는 말기 협심증환자를 레이저로 치료하는 방법(TMR)을 선보였다. 레이저로 심실벽을 뚫어 피가 통하지 않는 심장근육에 새 혈관을 만들어주는 치료법이다. 그동안 혈관을 넓혀주는 풍선확장술이나 새 혈관으로 바꾸는 관상동맥우회술이 사용됐으나, 말기환자는 심장을 이식할 수 밖에 없었다.
10. 혁신적 관절염치료제 개발 강남성모병원 내과 김호연교수는 월1회 복용으로 약효를 보는 류머티스관절염 치료제를 개발했다. 류머티스관절염의 유발물질인 「2형콜라겐」과 신소재 「PGLA」를 결합한 약이다. 2형콜라겐을 일정량 복용하면 관절염을 완화효과가 나타난다고 한다. 동물실험에서도 100% 가깝게 관절염이 소멸됐다. 임상시험을 진행, 3~4년 내에 상품화할 계획이다. 고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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