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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 ‘밥그릇 싸움’/김광덕 정치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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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 ‘밥그릇 싸움’/김광덕 정치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8.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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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와 농림부가 공동 관리하는 방법밖에 없겠는데…』 큰 돈을 만지는 「마사회」 관할을 둘러싸고 요즘 국회 행정자치위와 문화관광위가 서로 『우리 밥그릇』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비아냥거리는 말이다. 행자위 법안소위는 28일 마사회를 문화관광부에서 농림부로 이관하는 정부조직법안을 다룬다. 반면 국회 문광위원등 의원 20명은 마사회를 문광부에 그대로 두는 내용의 경마법안을 지난달 제출, 문광위 법안소위에 넘긴 상태이다. 두 상임위는 조만간 상반되는 법안들을 의결, 법사위로 넘길 태세이다.장애인문제 관할을 둘러싼 보건복지위와 환경노동위의 신경전도 비슷한 사례이다. 최근 보건복지위는 현재 노동부가 관할하는 장애인고용촉진공단 폐지와 보건복지부 산하 장애인직업재활공단 신설 등을 골자로 하는 「장애인 직업재활지원법」제정안을 통과시켰다. 반면 환노위는 장애인 고용 촉진공단 및 2,000억원 가량의 장애인 고용촉진기금의 관할권 이동을 우려한 나머지 현재의 장애인고용촉진법안을 부랴부랴 손질해 의결했다.

이처럼 상임위에서 상충되는 법안들이 경쟁적으로 통과될 경우 입법 자체가 보류되거나 지연될 수밖에 없다. 가령 문광위원들은 『경마같은 레저스포츠를 축산 진흥차원에서 다루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그럴듯한 명분과 논리를 내세우지만 그 속내는 아무래도 정부부처 및 상임위의 이기주의에 따른 것이다. 산적한 개혁 및 민생법안 처리에는 동작이 늦으면서도 소속 상임위 및 소관부처의 이해에는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소리가 나올 법도 하다. 이미 국회 정무위와 재경위도 공정거래위 소관을 둘러싸고 은근한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아울러 마사회 농림부이관처럼 여권이 대선공약에 따라 방침을 결정해놓고도 소속의원들의 이탈을 제어하지 못하는 지도력의 문제를 질타하는 소리도 높다. 국민들은 언제까지 말만 공복(公僕)인 이들의 「밥그릇 이기주의」에 분통을 터뜨려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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