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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死학년’을 살리자/李潤培 조선대 정보과학대학장(한국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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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死학년’을 살리자/李潤培 조선대 정보과학대학장(한국시론)

입력
1998.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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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실업 누적땐 사회문제/단기성 ‘재교육·인턴’ 한계/정부 장기대책 서둘러야우리 국민은 지금 IMF한파, 입시한파, 실업한파의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실업한파는 대학가에도 예외없이 밀려와 졸업반 제자들의 생기잃은 모습을 보면서 천근만근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컴퓨터학과여서 예년같으면 졸업전에 상당히 많은 학생들이 취업이 확정되었다고 의기양양해서 인사를 왔을텐데 금년엔 다섯 손가락을 꼽을 정도이니 인문·사회계열 졸업반 학생들은 어떨지 불문가지의 일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김포공항은 해외여행객으로 다시 만원을 이루고 있고 재벌들은 해외에서 고가의 미술품 구입에 혈안이 되어 있다고 하니 이를 어찌할 것인가.

정부는 3월21일 발표한 「실업종합대책」에서 올해 실업자를 130여만명으로 추산한 바 있다. 그러나 고용조정과 기업퇴출, 합병 등으로 인한 대량해고로 말미암아 실질적인 실업자는 200여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이같은 실업사태는 정부의 낙관에도 불구하고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4, 5년 정도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사회전체가 발벗고 나서 전략을 수립하지 않으면 안될 심각한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그동안 정부의 실업대책은 사회전체의 동참을 유도하는 준전시형 동원체제를 가동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현재 계획을 수립, 추진하고 있는 실업해소 대책은 대부분 단기성으로 엄청난 투자에 비해 그 실효성이 크지 않은듯하다. 특히 대학과 연관된 대책은 실직자 재교육에 집중되어 있어 대졸미취업자 20여만명에 대해 재교육외에는 특별한 대안이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같은 현실에서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기존의 실업해소프로그램의 문제점은 첫째, 유사·중복 프로그램이 많다는 것이다. 둘째, 취업전망이 높은 프로그램 개발이 미흡하고 셋째, 대학의 재교육을 위한 사전 준비 노력이 부족하며 넷째, 단기교육에 치중하여 장기대책이 미흡하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대졸미취업자 20여만명에 대한 실업해소 대책은 대부분 단기성으로 「미취업자 재교육, 포괄적 개념의 인턴십제」 등 두가지다. 대부분의 대기업은 올해 신입사원채용 계획을 거의 취소했고 계획이 있다 하더라도 대부분 인턴사원 위주여서 각 대학이 졸업생 취업에 비상전략을 세우고 있으나 효과는 미지수다.

실업문제가 장기화할 경우 대졸미취업자는 더욱 누적되어 정부가 보다 강도높은 특별대책을 수립하지 않는 한 심각한 사회문제가 야기될 것이다. 때문에 20여만명에 달하는 대졸 신규실업자 문제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과 공익 기여도가 높은 장기전략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첫째, 최소한 1년 이상의 기업·대학인턴십제를 확대 도입하여 미취업에 따른 정신적 불안감을 해소해주고 정부는 이에 대한 소요비용을 지원해야 한다. 둘째, 대졸미취업자 중 과외지도 등의 능력을 가진 졸업자를 선발해 초중고교의 방과후 과외지도교사나 자원봉사활동 지도자로 활용해야 한다. 셋째, 모든 대학에 정책적으로 「창업지원센터」를 개설해 보다 체계적인 실업 재교육을 수행하도록 하며 외부 직업전문기관과 파트너십을 구성하고 정부에서는 창업자금을 저리융자 지원하되 그 절차 역시 간소화해야 한다. 넷째, 약물복용·폭력등으로 보호관찰을 받는 청소년을 상담하는 상담요원으로 고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은 정부당국이 과감한 경제부양정책을 수립,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내는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왜냐하면 경제가 회생되지 않는 한 그 어떤 실업해소 대책도 실효를 거둘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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