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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성속 저무는 98/걸프·발칸 戰雲 다시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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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성속 저무는 98/걸프·발칸 戰雲 다시 고조

입력
1998.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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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 저물어가지만 세계의 화약고 걸프만과 발칸 반도는 불길이 다시 타오르고 있다. 일주일 전 미국과 영국의 공습을 받았던 이라크는 26일 비행금지구역을 정찰중인 영국 전투기에 대공포를 발사했다. 코소보 사태도 사흘간에 걸친 세르비아군의 대공세로 다시 불붙었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질서에 반발하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과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신유고연방대통령이 빌 클린턴 미대통령을 협공하며 괴롭히고 있다.◎이라크 英 전투기 공격/국제여론 업고 주권회복 의도/유엔무기사찰단 복귀 불허도

미국과 영국의 계획적인 도발 유도인가? 아니면 이라크의 무모한 자신감인가?

이라크가 26일 남부 비행금지구역 상공을 초계중이던 영국군 소속 토네이도 전투기 두 대에 대공포를 발사,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통상 미국이나 영국 전투기를 레이더로 추적만 해도 공격을 당한 이라크가 이제는 한 술 더 떠 대공포를 발사하기에 이르렀다.

『앞으로 우리 영공을 침입하는 모든 비행기는 이라크 포격을 받을 것』이라는 타하 야신 라마단 이라크 부통령의 이날 경고는 「사막의 여우」 작전 이후 비행금지구역에 대한 주권을 회복할 수 있는 여건이 성숙됐다는 이라크 지도부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는 이제까지 서방측이 일방적으로 설정한 「비행금지구역」을 인정하지 않는 입장이었지만 그렇다고 이렇다 할 대항이나 도발도 하지 않았다.

미국측의 대응도 일견 달라졌다. 미 국방부는 『이라크의 대공포 발사가 전투기 후미에서 8㎞ 이상 떨어진 지점에서 폭발했다』며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라크 정부가 공습 이후 유엔 무기사찰단(UNSCOM)의 사찰임무 복귀를 불허하는 등 강경태도를 견지하자 차후 후세인 때리기에 다시 나설 「명분쌓기」에 주력하고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미·영 전폭기들이 최근 비행금지구역 정찰비행을 강화하며 이라크측을 자극해 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이상원 기자>

◎코소보 휴전협정 위기/세르비아軍 ‘성탄 공세’ 3일째/유럽안보協,감시단 증원 계획

코소보의 「불안한 평화」가 다시 깨지고 있다. 10월 미국의 중재로 신유고연방과 코소보주 알바니아계 반군간 체결된 휴전 협정이 3일째 계속되는 세르비아군의 공세로 위기를 맞고 있다.

세르비아군의 이번 공세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부터 개시됐다. 21일 세르비아 경찰관 한 명이 살해되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미국의 경고를 무시한 채 40여대의 탱크와 병력을 동원, 포두예보 일대 알바니아계 6개 마을의 코소보해방군(KLA) 거점은 물론 민간인 시설까지 무차별 공격을 퍼부었다. 이는 10월12일 양측간 휴전 협정이 체결된 뒤 최대 규모. 지금까지 알바니아계 주민 9명이 숨지고 세르비아군 병사도 수 명이 부상했다.

KLA은 세르비아가 먼저 공격을 가해 휴전 협정을 취소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등 응전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번 사태가 다시 확전 양상으로 비화할 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그러나 세르비아측이 코소보 인종청소작업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공습을 가하겠다는 NATO의 압력에 굴복, 휴전협정을 맺은 점을 볼때 「휴전협정 파기」라는 막다른 선택을 할 것 같지는 않다. 이 지역에 휴전 감시단을 배치한 유럽안보협력회의(OSCE)는 26일 KLA과 세르비아군측 사령관을 잇따라 만나 상호 공격중단을 촉구하고, 감시단 규모를 현재의 600명에서 2,000명으로 증원할 계획이다.<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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