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영진 “홀로서자” 주장속 ‘미운털’ 박히면 그룹전체 위기감/지분협상 큰 이견… 3∼4개월 걸릴듯/현대전자 반도체外 모두 정리방침현대주도의 반도체통합에 강력히 반발해온 LG가 25일 수용 가능성을 일부 내비침에 따라 반도체통합은 당초 방향대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LG의 입장선회는 정부의 LG에 대한 강도높은 금융제재 가능성, 전체적인 기업구조조정을 유독 LG가 가로막고 있다는 부담을 다 떠안을 수 없다는 판단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LG그룹의 수뇌 경영진이 수용 불가피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LG반도체 임직원들은 여전히 반발을 누그러뜨리지 않아 적지않은 후유증이 예상된다.
■LG경영진,반도체통합 수용대세
LG는 이날 강유식(姜庾植) 구조조정본부사장 등 고위경영진이 출근, 현대의 손을 들어준 ADL의 24일 보고서에 대한 대응방안을 놓고 부심했다. 구본준(具本俊) 반도체사장등 일부경영진은 ADL보고서의 원인무효와 반도체 홀로서기를 거듭 주장하는 등 격앙된 분위기였다. 그러나 대다수 경영진들은 독자생존시 정부와 금융기관의 「십자포화」를 당해 그룹전체가 흔들린다며 수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구조조정의 커다란 흐름속에서 정권에 미운털이 박힐 경우 생존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지배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금융감독위원회는 LG가 이날까지 ADL의 평가결과에 불복할 경우 28일 채권단협의회에서 신규여신 중단, 기존 여신회수등의 채찍질을 가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통합법인 지분비율이 최대 걸림돌
현대와 LG간 반도체 통합은 양사의 지분비율을 어떻게 배분하느냐가 최대 관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양사간 이견차이가 워낙 커 통합법인 출범은 최소 3∼4개월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는 ADL이 양사의 합의를 전제로 제1안으로 제시한 LG의 지분 100% 인수방안을 선호하고 있다. 제2안으로 12월7일 청와대에서 열린 정부·재계간담회에서 합의한대로 7대 3의 지분비율이 마지노선이라는 입장이다. LG반도체는 이에대해 이번 결정은 원인무효라며 종전방침대로 5대 5의 공동경영 또는 양사간 전략적 제휴카드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LG는 통합수용으로 선회한 그룹경영진의 입장을 감안할 때 금융기관들의 금융제재 데드라인(28일)까지 통합을 받아들이되 현대로부터 다른 사업을 넘겨받는 「딜(거래)」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LG는 통합수용을 전제로 정부와도 개인휴대통신(PCS) 구조조정등에서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딜을 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현대전자,반도체사업외에 모두 정리
LG반도체를 넘겨받게 될 현대전자는 이날 반도체외에 다른 사업은 모두 매각 또는 분리하여 세계적인 반도체전문업체로 도약한다는 통합법인의 청사진을 마련했다. 김영환(金榮煥) 사장은 이와관련, 『반도체이외의 사업인 통신부문과 박막트랜지스터액정표시장치(TFTLCD)사업, 모니터사업 등은 외자유치 및 분사화로 분리하겠다』며 『LG반도체의 종업원도 일부 간접부서 인력을 제외하곤 대부분 고용승계하겠다』고 강조했다.<이의춘 기자>이의춘>
◎반도체 빅딜 일지
▲98.9.3=현대전자와 LG반도체 단일법인 설립합의
▲10.2=양사 단일법인 지분율 10월6일까지 결정키로
▲10.7=7대3의 지분비율로 11월30일까지 책임경영주체 선정합의
▲10.19=외부평가기관 배인 앤드 컴퍼니와 A.T.커니 선정
▲11.5=양사 평가기관 선정 실패
▲11.11=외부평가기관 ADL 선정
▲11.16=금감위, 반도체통합실패시 워크아웃 적용발표
▲11.30=반도체 빅딜 연말까지 연기
▲12.8=ADL, 현대전자와만 실사계약체결
▲12.14=김대중 대통령, 반도체 통합촉구
▲12.24=ADL, 현대전자를 경영주체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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