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기자단 430여명에 연하장 대신 詩集 보내/“정치분란 지켜보느라 지친 마음 정화되길”박준규(朴浚圭) 국회의장은 이번 연말에는 국회출입기자들에게 연하장을 보내지 않았다. 대신 성탄절 하루전인 24일 국회 출입기자단 430여명 전원에게 두툼한 선물을 보냈다. 박의장이 풀어놓은 「산타클로스 보따리」에는 뜻밖에 시집 한권이 들어 있었다. 김종길(金宗吉) 이어령(李御寧)씨가 감수한 「우리의 명시(名詩)」라는 시집이다. 564쪽이나 되는 이 시집은 우리의 고대시가 한시 시조 현대시 등을 연대순으로 엮어 총 727편의 시를 담았다.
박의장은 이달초 비서진에게 『출입기자들에게 무성의한 연하장을 돌리는 것보다 뜻깊은 선물을 하고 싶다』고 밝힌 뒤 20일께 이 책을 직접 들고 출근, 출판사측으로부터 대량으로 주문했다.
의장은 『마음의 양식을 선물하기로 정하고 직접 서점에 가서 골랐다』면서 『정치권의 어지러운 모습을 늘 지켜보는 기자들이 이 시집을 읽고 조금이나마 마음이 정화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재순(崔在淳) 비서관은 『어차피 쓰레기로 버려질 연하장보다는 훨씬 실용적이지 않느냐』면서 『평소 독서량이 많은 박의장이 시도 즐겨 읊던 터라 이 책을 고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염영남 기자>염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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