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11시.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홍등가인 속칭 「청량리 588」 입구 쌍굴다리 주변은 소음과 번잡스러움 대신 아름다운 캐럴의 선율에 감싸였다. 다일공동체교회 신도와 노숙자, 무의탁노인 등 700여명이 모여 「길거리 성탄예배」를 시작한 것.이 예배는 89년부터 다일공동체 최일도(崔一道) 목사 가족과 신도들이 행려병자와 무의탁노인 등에게 무료급식을 하면서 매년 성탄절이면 어김없이 해온 것으로 올해로 꼭 10년째를 맞았다. 소문을 듣고 지방에서도 대거 몰려든 노숙자들은 따뜻한 밥과 국에 내의 양말 목도리 등 두둑한 성탄선물까지 받았다. 대전에서 온 「평화의 마을」 고아 25명은 노래와 율동으로 이들의 추운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었다.
예배 참석자들은 이날 『많은 정부기관과 일부 자선단체들은 형식적인 노력으로 길거리를 헤매는 사람들에게 더욱 아픈 상처를 주고 있다』며 실직노숙자 무의탁노인 등의 기본인권보장 등을 요구하는 「소외된 이들을 위한 인권선언서」를 채택하기도 했다.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할 수 있어 좋다』며 3년째 거리예배에 참석하고 있는 이정희(李貞姬·43)씨는 『교회는 외형의 화려함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삶들을 끌어안으라는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일공동체는 이날 모인 헌금을 중국 옌볜(延邊)의 한 교회가 보호하고 있는 탈북자 결식아동 370여명과 국내 결식아동들을 위한 성금으로 기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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