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의 땅에 평화를” 전쟁종식 호소/고령·건강악화 불구/평화사도 여정 계속/내년 波·아시아 등 순방 2000년 이라크 방문 추진『올해의 성탄절은 새로운 밀레니엄을 준비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성탄절 전야인 24일 바티칸의 성바오로 성당에서 저녁 미사를 통해 전세계 가톨릭 신자 등에게 성탄 메시지를 이같이 밝혔다.
교황은 이날 2000년은 세번째 밀레니엄인 대희년(大禧年)이 되는 만큼 이를 축복하고 성스럽게 맞기 위해 모든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어 대희년은 구원과 성스러운 해인만큼 모든 신도들은 경건한 자세로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되새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78세인 교황은 자신의 재임중 대희년 행사를 갖는 것을 오랜동안 희망해왔다.
건강이 좋지 않은 교황은 이날 아침 미사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앞서 교황은 최근 감기와 고열로 모든 일정을 취소했지만 단 하나의 행사에는 참석했다. 20일 이라크와 아랍 가톨릭 지도자를 접견한 바 있다. 교황은 이자리에서 미국의 미사일 공격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이라크 국민들의 슬픔을 위로하고 국제 사회는 이들에게 희망을 주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접견 후 가진 미사 강론에선 『전쟁은 그동안 결코 국가간의 문제를 해결하는 적절한 방법이 되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며 국제기구가 이라크사태의 평화적 해결에 실패한 데 유감을 표시했다. 그리고 2000년에는 이라크를 방문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교황의 평화와 사랑을 위한 여정에는 고령과 질병, 심지어 강대국의 반대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교황으로선 사상 처음으로 미국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1월 쿠바를 방문, 빈곤과 세계로부터 고립에 고통받고 있는 국민들을 어루만지고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을 만나 평화공존을 촉구했다. 2월에는 교황청을 방문한 보리스 옐친 대통령과 만나 러시아가 세계평화에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교황의 발길은 국제기구의 구호 손길마저 끊긴 분쟁과 가난의 땅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에도 닿았다. 4월 나이지리아를 방문, 군부 지도자들에게 유혈 내전을 속히 종식시키라고 촉구했다. 6월에는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수반을 만나 중동의 평화를 강조했고, 이달 들어선 세계의 부국들에게 빈국들의 빚을 탕감해 달라는 교서를 발표했다.
올 10월 즉위 20년을 맞아 금세기 최장기 재임을 기록한 요한 바오로 2세는 지금까지 84차례 123개국을 순방, 평화와 사랑의 메시지를 전했다. 내년 1월 부터 미국과 멕시코 방문을 시작으로 폴란드, 루마니아, 아시아를 순방할 예정이다.<배국남 기자>배국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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