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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 자민련 총재/송년 초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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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 자민련 총재/송년 초대석

입력
1998.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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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P 담판따라 정계개편 달라질것”/“지금은 내각제 표면화 줄이고 수출힘써야 삼성車 고용승계·납품업체 별문제 없을것/YS 증언한다 안한다 말할자격 없어 司正불구속 동의하지만 稅風은 달라”□대담 이계성 정치부차장

­박총재께서는 기업구조조정과정에서 상당한 막후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중인 재벌그룹간 빅딜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비판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비교적 잘 되고 있다고 봅니다. 경제위기 원인중 하나가 재벌그룹에 있지 않습니까. 그간 재벌들이 경쟁력을 키우는 노력보다 남의 돈을 끌어들여 자산 불리기에 급급했지요. 빅딜 필요성을 재벌들도 이해하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다 잘 돼갈거요』

­삼성자동차 빅딜문제로 부산·경남지역에 반발기류가 강한데요.

『빅딜협상에 대해서는 기업간 교환을 먼저 한 뒤 수반하는 문제를 뒤에 수습하는 순서대로 진행돼야 합니다. 큰 원칙을 정해놓았는데 이러쿵 저러쿵 다른 소리를 하면 근로자들이나 하청업체 등 기업전체가 안정이 되지 않습니다. 삼성차의 경우도 직원들의 고용승계와 100여개의 협력업체의 납품을 전과 같이 가능토록 했으니 별다른 문제점은 없을 것으로 봅니다』

­새정부 들어 영남지역의 반여정서가 극심해지고 있습니다.

『영남지역이 정책이나 예산배정에서 소외됐다는 이야기는 잘못 알려진 겁니다. SOC사업예산등에서 오히려 영남권이 다른 지역보다 더 높게 배정된 점도 있어요. 영남출신 의원들에게도 연초에 이를 바로 홍보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라고 지시한 바도 있습니다』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이 경제청문회 증언에 나서지 않겠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김전대통령이 청문회 증언에 대해 한다 안한다고 얘기할 자격이 없는 사람 아닙니까. 지금 국민이 당하는 고통의 원인은 누구로부터 왔습니까. 이번 청문회는 그런 국난을 초래한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명확히 알리는 기회가 돼야 합니다. 처음부터 반드시 YS를 지목해서 증언하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상황을 보아가면서 증인채택 문제가 결정되는 것인데 무조건 이유도 없이 「안나간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좀더 겸손해져야죠』

­김전대통령에 대한 박총재의 소회가 남다를텐데요.

『이번 일을 개인적으로 결부시키지는 마세요. 그에 대해 잊은지 오랩니다』

­의원영입 등 당세확장을 위한 복안이 있습니까.

『당세확장에 적극 나서야겠지만 우리 당의 주목적인 내각제가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이 정권교체 1주년 기념식장에서 김종필 총리와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하겠다고 했으니 그때까지 지켜본 뒤 결과를 놓고 자민련의 나아갈 방향을 정해야겠죠. 우선 적은 숫자의 이동이 가능할 것입니다. 또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김전대통령의 청문회 증언을 언급한 것도 단순히 받아들일 수 없는 문제입니다. 민주계의 강한 반발이 있었지 않습니까. 그런것으로 봐 비교적 단위가 큰 정계개편의 가능성도 잠재하고 있습니다. 두분(DJP)이 어떤 결론을 도출해 내느냐에 따라 정계개편의 양상이 달라질 것입니다』

­정치인 사정과 관련, 불구속 기소 이야기도 나오던데요.

『그 의견에 원칙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러나 특수한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들어 국세청을 동원해 정치자금을 끌어모은 것 등은 다릅니다』

­내각제개헌논의 시기와 진행방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구체적 시기에 대해서는 밝히기 어렵습니다. 내년말까지 개헌한다고 하면, DJP 두분의 말씀만 명확히 나오면 내각제 작업은 몇달이면 됩니다. 실무 일들이 많겠지만 표면화하는 일을 될 수 있으면 줄이고 그 외의 시간은 재벌·금융개혁 등에 중점을 둬 수출확대에 주력해야 합니다. 정권이 맡은 일에 대한 성과를 내지 않은 채 권력구조개편만을 말한다면 아무 설득력이 없습니다』

­일부에선 DJP사이에 내각제 협의가 잘 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는데요.

『물론 그런 시각도 있겠지만 저는 그렇게 어렵게 보지 않습니다. 두 분이 지혜롭게 풀어갈 것으로 봅니다』

­우리나라에 이상적인 권력구조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웃음)당분간 가만 있으라고 했으니 다음에 얘기하지요. 주변에서 시끄럽게하면 두분이 합의하는데 지장이 있을 겁니다. 내 생각이 있지만…』

­두분이 내각제와 관련, 언제쯤 만날 것으로 보십니까.

『차분히 기다리고 있으면 두분이 적절한 시기에 만날 것입니다. 실망시키는 방향으로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금년의 어려운 문제들도 잘 처리했는데 뭐가 어렵겠어요』

­요즘 가장 욕을 많이 먹는 사람들이 정치인이라고 합니다.

『(약간 상기된 표정으로) 우리는 대선이후 외환위기를 넘기려고 지난 해 크리스마스와 설날이 언제 있었는지 정말 정신없이 보냈습니다. 외국에 수백통의 전화를 하느라 목에 피가 날 정도였어요. 그렇게 정신없이 정권인수를 했는데 총리라도 빨리 인준해줘야지 6개월이나 끄는게 말이 됩니까. 그게 국회운영을 엉망으로 만든 원인이에요. 정치인 사정문제로 야당이 임시국회를 계속 열고 있는데 이게 뭐하는 겁니까. 정치인 사정도 철저히 증거주의에 입각해 진행하고 있어요. 언론에서 잘잘못을 잘 가려서 좀 써주세요』

­교원정년 등의 정책을 놓고 자민련과 국민회의가 대립을 보이고있는데요.

『우리 당과 국민회의 사이에 다소 견해를 달리하는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또 공동정권이란 것은 50년 우리 정치사에서 처음으로 경험해 보는 새로운 실험입니다. 양당간에 약간의 견해차이나 불협화음이 있는 것처럼 비쳐지는 현상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입니다. 공조의 큰 테두리 안에서 협조할 것은 협조하되 독자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는 부분은 소리를 내면서 공동여당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대통령과의 주례회동에서는 주로 무슨 말씀을 나누십니까.

『경제문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고 그밖에 민심의 동향이나, 지방선거문제 같은 것도 주요한 논의대상이 됩니다. 국정의 주요한 부분에 관해 얘기를 듣고 저는 바깥에서 듣는 얘기를 가감없이 전하기도 합니다』

­김대통령을 만나면서 느낀 점은.

『제가 김대통령과 같은 길을 갈 수 있겠다고 생각한 계기는 지난해 9월말 한일 월드컵 축구예선을 관람하기 위해 김대통령이 일본에 갖을 때입니다. 당시 저는 조찬을 함께 하면서 평소 의문스럽게 생각하던 몇 가지 질문을 드린 일이 있었는데 김대통령은 솔직하고 진지한 자세로 답변을 했습니다. 김대통령은 저와 주례회동을 하면서 참고할 말이 있다 싶으면, 그 자리에서 수첩을 꺼내 깨알같이 메모를 하는데 그런 모습을 보며 무척 감명을 받았습니다』

­공동여당 체제에 균열이 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고, 자민련과 한나라당의 대구·경북 출신인사들이 손잡고 독자세력화하는 방안도 일각에서 거론되는데.

『최초로 여야간 정권교체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제회생의 기반을 다진 것은 공동정권이 출범하지 않았더라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무엇보다 어려운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 공동정권은 잘 운영되어야 하고, 또 그렇게 될 것입니다. 대구·경북권의 문제에 대해서는 저도 듣는 얘기가 있습니다만 독자적인 세력화가 그렇게 쉽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정리=염영남 기자>

◎인터뷰를 마치고…/TJ “두분이 잘하실것” DJP에 신뢰 거듭 표시

박태준 총재는 인터뷰 도중 『내각제문제는 DJP 회동에서 잘 풀릴 것』이라고 거듭 얘기하며 김대중 대통령과 김종필 총리에 대한 강한 믿음을 표시했다. 『두 분이서 지난 1년간 어려운 일들을 잘 처리해 왔는데 뭐가 어렵겠느냐』며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니 걱정할 것 없다』라고도 했다.

특히 『김대통령이 주례회동 때 수첩을 꺼내 깨알같이 메모하는 모습을 보며 무척 감명을 받았다』고 DJ에 대한 호감을 표시했다. 『총리 인준을 제때에 했으면 그렇게 고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몇차례 반복하며 JP에 대한 각별한 예우도 잊지 않았다. 또 대기업 빅딜과 내년도 수출전망 등에 남다른 관심을 표시해 경제회생을 우선시하는 그의 생각을 읽게 했다.<김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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