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한화에너지 등 이미 인수이어/D램메모리 생산능력 세계 1위 예상/LG 불복·제휴사 반발 등 변수작용현대전자가 24일 LG반도체와의 통합법인 「선장」티켓을 거머쥔 것을 계기로 세계 반도체업계에 지각변동의 강풍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또 올들어 기아차및 한화에너지 한남투신 인수, 금강산 관광사업등으로 독주해온 현대가 재계 부동의 1위그룹 위상을 확고히 다지는 결정적인 기반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D램 메모리생산능력 1위 업체 도약
현대가 LG와 반도체부문을 합치면서 국내반도체시장은 3사체제에서 삼성전자와 현대+LG통합법인의 2사체제로 재편되게 됐다. 세계 D램 메모리 반도체시장에서도 삼성과 통합법인이 주도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통합법인은 생산능력(98년 8인치 웨이퍼가공기준)에서는 월 23만9,000장(현대 월 13만1,000명)으로 늘어나면서 삼성전자(월 16만3,000장)를 제치고 세계1위업체로 도약하게 된다. 양사의 세계시장점유율을 합치면 97년말현재 15.7%로 삼성전자(18.8%)에 이어 2위지만 통합에 따른 세계최대의 생산시설을 풀가동하여 수출시장을 공략할 경우 삼성과 치열한 1위경쟁을 벌일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통합법인의 출범은 또 21세기 세계반도체시장의 주도권을 겨냥한 국내외업체간 합종연횡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한다는데 커다란 의미가 있다. 반도체업계는 지난해부터 공급과잉속 가격폭락으로 대대적인 재편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일본은 히타치 미쓰비시 등 중견및 군소업체들이 잇따라 철수했으며, 미국도 마이크론이 텍사스인스투르먼트(TI)를 인수하는 등 매수합병(M&A)바람이 불었다. 세계반도체업계는 삼성, 현대 + LG연합군, NEC, 마이크론, 도시바 등 「빅5체제」로 재편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현대,부동의 1위 재벌위상 구축
재계에서 현대의 치솟는 기세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는 5대그룹의 대규모사업교환(빅딜)으로 유화 철도차량 항공기사업을 떼어내면서도 기아·아시아자동차 한남투신 한화에너지에 이어 LG반도체까지 그룹계열사로 편입하여 어느 재벌도 넘볼 수 없는 재계 1위아성을 구축했다. 현대는 이로인해 재계의 양대산맥이었던 삼성을 12조원이상 제치고 최대그룹으로 떠오르게 됐다. 그러나 LG는 전자및 정보통신 멀티미디어의 「쌀」인 반도체 수성실패로 21세기 주력업종 육성전략에 차질을 빚으면서 사업재편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후유증 해소,산넘어 산
통합법인이 출범한다고 해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첩첩산중이다. 무엇보다 LG가 아서 디 리틀(ADL)의 판정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불복, 실제 통합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또 유무형 자산의 평가방법을 둘러싼 갈등도 불가피하고, 고용승계, 소액주주들의 소송, 외국기술 제휴선의 반발여부도 중요한 변수다. 이같은 갈등은 5대그룹의 다른 빅딜업종의 구조조정마무리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LG측 반응/현대 “성탄선물”/LG “인정못해”
현대는 화이트 크리스마스, LG는 그레이 크리스마스. 미국의 아더 디 리틀(ADL)이 24일 산고끝에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통합법인의 경영주체로 현대를 낙점하자 양사의 분위기는 뚜렷하게 엇갈렸다.
그동안 통합의 당위성을 고수해온 현대전자는 크리스마스이브에 통합법인의 경영주체라는 반가운 선물을 받았다며 고무된 분위기였다. 반면 경영주체 선정에서 고배를 마신 LG반도체는 침통한 반응을 보이면서 ADL의 판정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며 『ADL의 평가를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성탄절 선물받은 현대
현대는 통합의 당위성을 주장해온 자신들이 경영주체로 선정된 것은 당연하다는 반응이었다. 현대관계자는 『앞으로 구체적인 통합방안과 절차는 조속한 시일안에 확정하여 공표하겠다』며 『자세한 사항은 LG반도체및 관련기관과 협의하여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현대는 이번 통합으로 향후 5년간 총 62억원의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반발하는 LG
LG는 ADL의 보고서를 공식인정할 수 없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평가보고서는 LG가 ADL과 용역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했다는 점에서 원인무효라는 것이다. LG반도체관계자는 『공정한 평가가 갖추어야 할 기본요소인 평가기준및 방법에 대한 사전합의와 실사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당사자의 한쪽을 배제한 채 독단적으로 진행돼 신뢰할 수 없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LG는 이로인해 이날 ADL의 평가보고서 접수를 거부했다.<이의춘 기자>이의춘>
◎ADL 정태수 지사장/“통합상대로 두 회사 적합”/빅딜따른 감산,가격상승 기대
반도체 통합 경영주체선정을 맡았던 아서 디 리틀(ADL)사 정태수(鄭泰秀) 한국지사장은 24일 『통합법인의 경영주체로 기술 생산 재무 마케팅 경영관리등 광범위한 분야의 기준가운데 많은 분야에서 우위를 보인 현대전자가 적합하다고 결론지었다』고 밝혔다. 정지사장은 『두회사는 매우 적합한 통합 상대로 우수한 경영진과 자본확보를 통해 세계 제1의 D램업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평가항목은 어떤 것이었나.
『반도체업계의 절대성공요인을 12개 선정했고 별도로 재무제표의 건전성등 3개의 사업성과지표등 도합 15개 항목을 정했다』
제조장비의 공정차이로 인한 어려움 등 통합회의론이 있는데.
『통합법인의 경영주체는 통합전략을 가장 먼저 수립할 것이다. 즉각적으로 제조시설 연구소통합등의 시너지 파괴행위를 하지않을 것으로 본다. 시장점유율이 하락한다는 가정은 절대적이 아니다. 더구나 점유율이나 매출보다는 감산효과등으로 인한 가격상승으로 이익이 증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시장이 회복되는 단계에 과연 통합이 필요한가.
『통합필요성의 근거는 중장기적인 생존가능성이다. 두회사의 생존가능성이 낮고 또 시장회복은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최근 내년도 하반기 D램 시장회복은 불투명하다고 전망되고 있다』<이재열 기자>이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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