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진남·김근수·황순희 등 전통공예 大家 58명/인천가대·한양대 교수돼/21세기 문화산업 육성위해 도제식 교육으론 한계 인식「쟁이」 58명이 대학교수가 됐다.
전통공예는 스승의 어깨 너머로 맞아가면서 배우는 도제식 교육의 전형이다. 노진남(샛골나이, 중요무형문화재), 김근수(방짜 유기, 중요무형문화재), 황순희(자수, 명장)등 전통공예인 58명이 11월28일자로 인천가톨릭대 전통종교미술과 겸임교수가 됐다. 또 29일 개원하는 한양대 부설 전통미술원에서도 내년 봄학기부터 강의를 시작한다. 장인(匠人)들로 구성된 교수 풀(Pool)제가 운영되는 셈이다.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크리스챤아카데미(이사장 강원용)는 연수원의 방 17개를 지원, 장인공방을 꾸민다. 이 곳에서는 학생들의 실습교육이 이뤄진다. 또 한양대 전통미술원 김경자(金敬子·사범대 교수) 원장이 학교에 기증한 경기 광주군, 여주군의 세 군데 실습장도 기숙(寄宿)실습장으로 활용된다. 한양대 백남학술정보센터 1층 28평 전시실은 전통공예 상설전시장이 된다.
인천가톨릭대와 한양대가 내세울 것 없는 학력의 소유자인 공예인들을 겸임교수로 발령내고, 크리스챤아카데미가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은 공예를 다음 세기 유망산업으로 육성하려면 학교와의 협조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일의 산파역을 해 낸 이칠용(문화재 전문위원)씨는 『아들에게도 비법을 전수하지 않는다는 도제식 공예교육으로는 다음 세기에 대응할 수 없다. 이제 장인들이 학교로 들어가 다음 세기의 장인을 육성하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관련도서와 슬라이드등 8만여점을 한양대 도서관에 기증, 내년에 국내 최초의 공예전문 도서관도 꾸밀 계획이다.
장인들이 학교로 들어온 이유는 또 있다. 옻칠이 왜 좋은지, 고려자기의 푸른빛은 왜 아름다운지를 설명하려면 과학적 접근이 필요하다. 공대와 협조, 공예의 과학화를 꾀하고 전통염료와 칠 재료등 수입품으로 대체된 원자재 자급시스템 마련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씨는 『대학에서 실기 중심의 공예교육을 통해 공예의 문화산업화 인력은 물론 문화재 개보수, 문화예술행정 전문가를 육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경자원장도 전통공예 석·박사를 배출하기 위한 교육과정을 마련중이라고 밝혀 석·박사 학위 소지자 전통공예인이 배출될 날도 머지 않았다.<박은주 기자>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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