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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락과 수출 비상(社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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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락과 수출 비상(社說)

입력
1998.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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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환율이 21일 1년여만에 달러당 1,100원대로 떨어지는 등 급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환율은 어제 다소 오르기는 했지만 1,200원을 경계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 환율하락은 달러가 많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만 해도 4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고, 증시 활황과 경기회복 기대감 등으로 외국자금이 몰려오고 있다. 내년에는 무디스등 국제신용평가기관이 우리의 국가신용도를 높일 전망이어서 외국자금은 더 들어와 순유입이 200억달러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IMF체제 이후 그렇게 바라던 외화자금 유입 증가는 반가운 현상이다. 하지만 마냥 좋아 할 수만은 없다. 환율하락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이 급격히 개선되어 나타나는 현상이 아닐 뿐더러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데 문제가 있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최대라고 하지만 올들어 11월까지 수출총액은 달러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오히려 2.6% 감소했다. 환율상승으로 원가가 내려 물량이 20.6% 증가하는 바람에 흑자가 난 것이다.

1,200원대의 환율로는 수출업체 60% 이상이 수지를 맞출 수 없을 뿐 아니라 환율이 계속 떨어지면 계약후 3∼6개월후에 대금을 받게될 때 앉아서 손해를 보기 때문에 수출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태라면 정부가 목표로 하는 내년 200억달러 경상수지 흑자달성은 어려워진다. 환율하락은 외채상환 부담을 완화하고 물가안정에 기여하지만 수출에는 마이너스여서 경기회복을 지연시키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환율하락은 부담스럽다.

원화는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일본 엔화에 비해서도 고평가되어 있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각국의 맥도널드 햄버거 가격을 비교한 빅맥지수에 따르면 일본 엔화는 달러화에 비해 9% 저평가되고 있으나 원화는 6% 정도 저평가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적극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해 환율의 적정선을 유지해야 한다. 정부가 달러를 사들이면 외환보유고가 늘고 환율이 안정되며 금리는 떨어져 기업의 경쟁력이 상승하고 수출경쟁력도 높아지는 다각적인 효과가 있다.

다만 IMF와의 협약때문에 정부가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인데, 우리정부가 미세한 조정만 할 수 있도록 제한한 규정을 폐지하는 것이 우선 급하다. 환율안정을 위한 효율적인 통화량 조정, 금리정책등도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기업들은 기술개발과 품질혁신, 마케팅 능력 제고등을 통해 스스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정부와 기업 모두의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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