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탯줄이용 백혈병 치료한다/造血 모세포 뽑아내 환자에 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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탯줄이용 백혈병 치료한다/造血 모세포 뽑아내 환자에 이식

입력
1998.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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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수보다 ‘이식적합型’ 찾기쉬워/탯줄피 냉동보관 ‘가족은행’도 등장골수 대신 분만할 때 버려지는 탯줄(제대·臍帶)에서 조혈모세포(造血母細胞:피를 만드는 원시세포)를 뽑아내 이식하는 치료법이 활발히 시도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8월 혈액암의 일종인 재생불량성빈혈환자 안모(11)양에게 탯줄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데 성공했다. 동아대병원도 6월 백혈병환자 조모(5)양에게 조양의 동생을 분만할 때 얻은 탯줄을 이용해 조혈모세포를 이식했다.

탯줄을 이용한 조혈모세포이식술은 88년 프랑스에서 처음 시도된 이후 세계적으로 1,500여건이 이뤄졌다. 특히 최근 6개월 사이 800건 이상이 시행될 만큼 급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겨우 7건이 시도됐다. 하지만 골수이식과 달리 유전적 적합성 테스트에서 6개의 항원 중 최소 3개 이상만 맞으면 이식할 수 있고 채취하기도 간단해 앞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식에 따른 부작용도 거의 없다.

최근엔 탯줄의 조혈모세포를 냉동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제공하는 「제대혈가족은행」이 국내 최초로 등장했다. 백혈병 뇌종양 유방암이나 골수이식이 필요한 질환을 경험한 환자 및 그 가족을 위한 생물학적 보험인 셈이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경영학박사인 최수환(36)씨가 지난 해 7월 설립한 벤처기업 (주)라이프코드는 세계 최대의 제대혈은행인 미국 CBR사로부터 냉동보관 기술과 설비를 도입, 조혈모세포 냉동저장시스템을 갖췄다.

이 「은행」에는 임상병리과 산부인과 혈액종양내과 의사들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임상병리과 전문의인 (주)라이프코드 의학연구소 김영진소장은 『국내에서 확보한 골수 3만개에서 이식에 적합한 것을 찾을 확률은 20%에 불과하지만 탯줄은 5,000개만 있어도 80% 이상 찾을 수 있다』며 『기존 방식보다 거부반응이 적고 필요하면 언제든 녹여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최사장은 『가계(家系)에 암환자가 많은 경우 자녀의 제대혈을 냉동보관했다가 나중에 암치료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며 『골수은행과 같은 공익적 성격의 제대혈은행이 빨리 설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가족은행 이용자는 등록비 70만원과 매년 15만원의 보관비를 내야 한다.

서울대병원 강남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도 소규모 제대혈은행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 태어나는 신생아는 연간 70만명. 95년의 경우 백혈병등 각종 암으로 사망한 사람은 5만713명이며, 이 중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면 치유가 가능한데도 목숨을 잃은 사람이 2만1,946명이었다.<고재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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