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라크 공격 무엇을 얻었나(社說)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라크 공격 무엇을 얻었나(社說)

입력
1998.12.22 00:00
0 0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나흘간에 걸친 이라크 공격을 종결하면서 「사막의 여우」 작전이 성공적으로 수행됐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클린턴의 이같은 평가는 별로 설득력이 있는 것 같지 않다. 그 이유는 이라크 공격중에 하원의 탄핵을 받은 클린턴의 작아진 모습 때문만은 아니다. 미사일의 집중공격을 받고도 더욱 기고만장해진 사담 후세인의 모습에서 국제사회의 어두운 미래가 떠 오르기 때문이다.이라크문제 해결의 본질은 사담 후세인이라는 독재자가 핵무기 독가스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 병기를 개발하지 못하도록 국제적인 규제와 제재를 가하는 일이다. 외교적 노력과 경제제재로 안될 때 군사력은 불가피한 최후 선택이다.

그렇지만 이번 이라크 공격으로 미국이 얻은 것이 무엇인지 의문이다. 그를 굴복시키지도 못했고, 그의 권력을 약화시키지도 못했다.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의 근본을 완벽하게 파괴한 것 같지도 않다. 뉴욕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후세인은 무기시설은 물론 병력까지도 미국의 공격목표로 부터 은닉해 왔다고 한다.

미국이 얻은 것은 국제적인 비난과 불신이다. 사담 후세인은 폭격당한 병원의 처참한 상황을 서방의 언론에 보여주며 반미여론을 부채질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에서 인도네시아에 이르기까지 회교도들이 미국에 비난을 퍼붓고 있는 것은 그렇다치더라도, 러시아와 중국 등 소위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반발을 산 것은 앞으로 두고 두고 화근이 될 소지가 있다.

지금 세계는 핵무기같은 대량살상무기의 통제가 점점 어려워지는 위기에 놓여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이미 핵무장을 했고, 북한의 핵문제로 우리와 일본이 골치를 앓고 있다. 특히 이란은 러시아에서 실직상태에 있는 핵물리학자와 생화학무기 전문가들을 불러들이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과 대립하는 것은 매우 불안한 일이다. 중단된 이라크 핵사찰 재개문제에서 부터 그 후유증이 드러날 것이다.

우리는 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을 응징하기 위한 부시 대통령의 외교전략을 생생히 보았다. 그는 수개월동안 외교적 노력을 펼치며 세계여론을 결집하여 이라크 공격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었다. 그렇지만 클린턴 대통령은 탄핵정국과 대외정책을 분리수행하지 못함으로써 후세인의 기만 살려놓은 꼴이 됐으니 국제사회에 큰 짐이 아닐 수 없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