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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군단의 2라운드/송영주 주간한국부 차장(여기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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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군단의 2라운드/송영주 주간한국부 차장(여기자 칼럼)

입력
1998.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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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쯤이다. 마감에 쫓겨 허겁지겁 기사를 넘기고, 숨 좀 돌리려고 한국일보 인터넷 홈페이지를 검색해보다 절로 한숨이 나왔다. 「주식시장서 돈벼락을 맞고 있다」는 기사때문이었다. 많지 않은 월급을 위해 인터넷주식시장 사이트에 클릭해 볼 여유도 없이 정신없이 일하고 있을 때(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는 동료도 있다), 주식시장서 한 달 혹은 하루 이틀만에도 돈을 잘 굴려 큰 수익을 올렸다는 소식은 내가 세상흐름에 너무 둔감한 것 아닌가 혼란스러울 정도였다.이후 닷새동안 「설마 오늘은」하고 조간신문을 펼쳤다가 계속 오름세인 주식시세면을 보고 이 열풍에서 낙오된 스스로를 자책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달만에 투자액수의 4배나 되는 차액을 올려 집을 샀다는 둥, 뒤늦게 증시에 뛰어들어 아내에게 코트 선물하고 외식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는 등 주변사람들의 돈 번 이야기도 줄줄이 이어졌다. 「아무거나 사달라」는 아줌마부대의 마음도 이해할 것 같았다. 거의 모든 종목이 연일 상한가를 치는 상황에서, 누가 주식을 팔겠다 내놓겠으며,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 마음먹었다면 「아무거나」외에 무슨 방법이 있었을까.

이번 용광로 증시에서 샐러리맨들은 가히 만사 제쳐두고 10분마다 한번씩 다우존스지수만 체크한다는 미국의 「다우 정키」(Dow Junky) 수준이었다. 점심시간에 식당대신 증권회사 객장으로 달려가는 넥타이부대는 그래도 점잖은 부류였다. 수시로 PC통신이나 인터넷으로 증권사이트를 접속, 전화매매를 일삼는 샐러리맨들 때문에 일부 회사에선 사원단속을 위해 경고방송, 회선차단등 방법까지 동원했다는 후문이다.

개미군단이 객장에 몰리기 시작하면 일단 정점이라는 전문가 진단대로, 이렇게 한달동안 「미친듯」오르던 주가는 일단 연사흘째 내림세를 보이며 기세가 꺾였다. 1라운드는 끝난 셈이다. 그리고 어제 다시 개미군단들의 2라운드가 시작됐다. 6%밖에 안되는 금리 속에서 주식밖엔 재테크 방법이 없을테니까. 1라운드에서 실패했거나 낙오했던 개미군단들도 이번에는 높은 수익을 올려, IMF사태로 입은 손해까지도 만회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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