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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매/문창재 논설위원(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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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매/문창재 논설위원(지평선)

입력
1998.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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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 세대에는 어렸을 때 회초리를 맞고 자란 사람이 많다. 안방 장지문 위에는 가느다란 싸리나무 가지가 몇개씩 얹혀 있었다. 동생과 싸우거나, 거짓말을 하거나, 성적이 떨어지면 부모 앞에 종아리를 걷고 매를 맞았다. 신교육이 들어오기 전 회초리는 서당의 필수품이었다. 부모들이 서로 제 아이 종아리를 많이 때려달라고 한짐씩 싸리를 꺾어다 바쳤다. 회초리로 종아리를 때려 훈계한다는 뜻의 달초(撻楚)란 말이 그래서 나왔다.■급우를 때렸다고 학생들이 범죄발생 신고를 해 선생님이 경찰에 붙잡혀 간 사건을 계기로 지난 주 한 TV 방송이 즉석 여론조사를 했다. 결과는 78대 22로 체벌의 필요성을 인정한 사람이 훨씬 많았다. 어떤 종류의 체벌을 허용할 것인지 한계를 정하지 않은 설문에 이토록 찬성이 압도적인 것은 우리 학부모들의 건전한 자녀교육관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싸리나무를 꺾어다 훈장에게 바친 선인들과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다.

■체벌이 법적으로 전면금지된 것은 아니다. 초중등교육법에는 교육적으로 불가피한 경우에는 인정할 수 있다는 단서가 있다. 법적으로 금지된 일본에서도 길이 60㎝ 이하, 지름 1.5㎝ 이하의 회초리나 같은 길이의 주걱으로 때릴 수 있다는 내규가 있다. 미국은 주마다 다르지만 인정하는 주에서는 한번에 3대까지 남이 안보는 곳에서 엉덩이를 때리도록 돼있다. 영국의 어떤 주에서는 여학생 체벌은 여교사에게만 허용한다.

■우리도 체벌 전면금지로 갈 것이 아니라 사랑의 매가 필요할 때가 있다는 것을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인식시켜야 한다. 매의 종류와 크기, 횟수, 때리는 부위 등을 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일부 학교에서 택하고 있는 체벌과 벌점 택일제도 좋은 대안이다. 벌점이 쌓여 봉사활동을 하거나 내신성적이 나빠지는 것도 싫고, 매를 맞기도 무서우니 행동을 조심하게 될 것이다. 잘못에 벌이 따르는 것은 사회생활의 기본규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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