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식 투자자들은 어릴 적 「청룡열차」타던 기분을 생생하게 느끼고 있다. 열흘도 안되는 기간에 종합주가지수가 70포인트 치솟았다가 다시 50포인트 이상 떨어지는가 하면 하루에도 60포인트 가까운 등락이 일어나곤 했다. 이런 장에 친구따라 강남가는 식으로 뛰어들었다가 상처투성이가 된 투자자들은 「고수」들이 몸으로 보여준 위험관리 원칙들을 새겨볼 필요가 있다.■눈높이를 낮춰라
SK증권 우선주의 경우 10월1일 주가는 450원이었다. 15일 종가는 1만1,400원. 무려 2,433%의 수익률을 냈다. 이 정도 되면 주식이 아니라 마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기간 저점대비 1,000%가 넘는 수익률을 낸 종목이 18개에 이르다보니 투자자들은 어지간한 종목들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한 건」을 노리게 됐다. 하지만 주식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미국의 워렌 버펫이 83년이후 10년간 올린 성적은 「겨우」 30%였다. 뛰어난 주식투자가들이 보통 목표로 삼는 수익률은 은행이자의 2배정도이다.■매수가 적절했으면 팔 시점은 생각하지 마라
「평범한 주식, 비범한 수익」이라는 책으로 널리 알려진 필립 피셔가 체득한 원칙이다. 종목을 제대로 골랐다면 기업에 큰 하자가 발생하지 않는 한 주가가 너무 높다거나 시장분위기가 안 좋다는 이유로 주식을 팔지 말라는 것이다. 당장은 조금 높은 값에 샀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몇년뒤 몇배의 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종목이라면 그대로 갖고 있는게 낫다는 말이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집 팔아 전세로 옮기고 마련한 5,000만원으로 D정밀 주식을 샀는데 산 날부터 주가가 떨어진다』며 『다른 종목 하나만 추천해달라』는 독자전화를 받았다. 이런 분들에게는 존 템플턴경이 좋은 스승이다. 템플턴은 2차대전이 일어난 1939년 뉴욕증시에서 주가가 1달러 미만인 종목 104개를 100달러어치씩 사들였다. 4년후 34개 종목에서 부도를 맞고도 4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특히 경기회복기에 시도해볼만한 위험분산전략이다.
■만인의 애인은 내 애인이 아니다
너도 나도 사들이는 종목은 주가가 고평가되기 때문에 기업 실적이 아무리 좋아도 재조정을 거칠 수 밖에 없다. 최근국내 장세에서는 증권주가 대표적인 사례. 월가 고수들의 투자행태를 연구해온 존 트레인은 60년대의 최고 인기주 IBM을 예로 든다. IBM은 눈부신 기업실적을 올렸지만 초기에 지나치게 고평가됐던 주가는 10년동안 원래가격인 300달러대를 넘어서지 못했다.<김준형 기자>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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