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미 하원,클린턴탄핵안 본회의 표결 안팎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미 하원,클린턴탄핵안 본회의 표결 안팎

입력
1998.12.20 00:00
0 0

◎독설… 위트… 13시간 난상토론/AP조사 ‘219대 201’ 찬성 이미 절반넘어/힐러리 “반성·화해시간” 남편지원 발언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탄핵안에 대한 찬반 토론이 벌어진 18일(현지시간)하원 본회의장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이날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13시간동안 진행된 마라톤 회의에서 공화·민주 양당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그러나 이날 회의가 끝난 뒤 AP통신이 전 하원의원들을 상대로 한 조사 결과 「찬성 219, 반대 201」로 나타나 15명의 무응답자에도 불구하고 탄핵찬성이 이미 과반수를 넘어버려 기적이 없는 한 탄핵안 통과는 확실시되고 있다. 하원 전체 의석은 435석으로 탄핵안 통과에 필요한 과반 정족수는 218석.

전 의원의 대부분이 1∼2분씩 시간을 얻어 발언에 나선 이날 회의에서 갖가지 독설과 명언, 위트가 터져 나왔다. 먼저 탄핵에 반대하는 측에서 『탄핵이란 독재자를 제거하기 위한 것이지 바람둥이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 『정쟁(政爭)이 헌법을 교살하고 있다』, 『우리의 발아래 헌법의 피가 뿌려지고 있다』,『이것은 공화당의 쿠데타』등의 말이 쏟아졌다. 이에 질세라 공화당쪽에서도 『여론이나 정치는 변할 수 있고 대통령도 바뀔 수 있지만 원칙만은 변할 수 없다』,『어린이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오늘은 분명 슬픈 날이지만 훗날 역사가 우리를 평가할 것』,『왕은 법이 될 수 없지만 법은 왕이다』 등의 말로 맞섰다.

한편 의사당 밖에서는 힐러리 여사가 공개석상에 나서 『지금은 반성과 화해의 시간』이라며 처음으로 남편의 스캔들에 대해 공개적인 발언을 했다. 힐러리는 『미국민의 대다수는 남편이 수행하고 있는 업무를 인정하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내 생각에 공감하고 있다』고 응원했다. 또 앨 고어 부통령도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 나서 『우리는 공화당의 정치공세에 미친듯이 맞서 싸우고 있다』며 『공화당은 나중에 무서운 정치적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클린턴은 워싱턴을 뒤흔드는 격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탄핵과 관련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않은 채 정상적인 일정을 보냈다. 클린턴은 이날 낮 자크 상테르 유럽집행위원회 위원장 등 미­EU 무역정상회담 참석자들과 오찬을 가졌다. 나머지 시간은 안보 관계자들과 이라크 상황을 논의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

◎상원 탄핵 절차는/의원 3분의 2 지지로 의결/대법원장이 직접 심의주재/공화의석 부족 통과힘들듯

미 헌법상 현직 대통령을 탄핵하려면 상·하 양원의 찬성이 필요하다. 상원에서는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되는 하원과 달리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상원의 탄핵안 심의는 「탄핵 재판」의 형식을 띤다.

평상시 의장을 맡는 부통령 대신에 사법부 수장인 대법원장이 직접 본회의를 주재한다. 상원 의원은 연방 대배심원이 돼 대통령에 대한 유·무죄를 투표를 통해 최종적으로 가린다.

현재 상원 의원수는 100명.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통과되려면 최소 67명이 동의해야 한다. 내년 1월6일 새로 개원하는 제 106차 상원이 탄핵안 심의를 담당한다.

의석 분포는 공화 55, 민주 45로 공화당이 많지만 탄핵 의결 정족수에는 12석이나 모자란다. 따라서 표대결이 벌어질 경우 클린턴은 탄핵을 면할 가능성이 높다. 최초로 의회의 탄핵을 받은 17대 앤드류 존슨(재임 1865∼1869) 대통령은 상원에서 단 한 표 차로 탄핵안이 부결됐었다.

하원이 클린턴 탄핵안을 통과시킨 뒤 상원에 넘겨도 상원이 재판에 들어가지 않고 여야 타협을 통해 견책 등 다른 대안을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 이는 백악관이 내심 기대하는 수순이다.<박진용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