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따라 死因방향 결정국방부 특별합동조사단(단장 양인목·楊寅穆 중장)이 18일 김훈(金勳) 중위가 숨진 판문점공동경비구역(JSA) 241GP 3번 벙커에서 총성실험을 실시, 사인규명작업이 분수령을 맞게 됐다.
총성실험은 전술상황실(TOC)등에서 총소리를 들었는지 여부는 물론, 사격자세, 화약흔, 탄도등 유족측과 군당국의 의견이 맞서는 의문점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기 위한 것이어서 재수사의 결론을 내리는데 중요한 과정이다.
특조단은 이날 총성실험 결과 4월 1차 수사때 실험과 마찬가지로 외부에서 총소리가 들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건당일 총소리를 들었다』고 고집해 온 유족측이 이 결론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이다.
또 풍속과 벙커내의 소음정도등 내부조건, 사병들의 심리상태등에 따라 실험결과가 다를 수 있어 이번 조사가 논란을 완전히 가라 앉히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특조단은 이날 유족측의 요구대로 실제 상황을 재연하기 위해 「동물머리」를 이용하려 했으나 미군측에서 혐오감을 준다는 이유로 거부, 마네킹에 M9베레타 권총을 밀착, 또는 2∼3㎝ 근접거리에서 발사했다.
사격자세도 김중위의 자살과 타살을 가릴 수 있는 중요한 단서. 특조단은 미8군 범죄수사대(CID)가 촬영해 두었던 현장사진과 비디오를 근거로 김중위와 체형이 비슷한 사병을 상대로 사격자세를 재연했다.
김중위의 머리에 난 총상은 오른쪽 귀 바로 앞에서 왼쪽 귀앞쪽으로 수평으로 관통된 상태.
이와 관련, 재미동포 법의학자 루이스 노(노여수·魯麗洙) 박사는 『자살로 볼 경우 이같은 총상은 총을 수평으로 유지한 채 총구를 머리에서 멀리 떼고 뒤쪽으로 손목을 틀어 방아쇠를 당기는 기묘한 자세가 돼 인체구조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고려대 황적준(黃迪駿·법의학) 교수와 군당국은 왼손으로 총구를 잡고 방아쇠를 오른손 엄지손가락으로 당기면 불가능한 자세는 아니라는 입장. 자살이 통상 가장 자연스러운 자세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이날 결과가 주목된다.
이와함께 화약흔적이 묻은 부위에 대해서도 조사됐다. 유족측은 오른손에서 화약흔이 없기 때문에 누군가에 의해 타살됐다고 주장하고, 군당국은 김중위가 왼손으로 총구를 잡고 방아쇠를 당겼기 때문에 화약흔이 왼손에만 묻었다고 팽팽히 대립하고 있다.
이 역시 군당국이 주장하는 자세로 발사했는데도 화약흔이 오른손에서도 발견되면 타살의 명백한 증거가 된다.
특조단관계자는 이날 실험에 들어가기 전 『아무런 예단없이 실험에 임한뒤 결과를 그대로 수용한다는 방침』이라며 『이날 실험결과에 따라 김중위의 사인에 대한 수사방향이 분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정덕상 기자>정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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