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발견후 2시간25분 ‘공백’/4명 승선 확인… 더 탔을수도/침투 흔적 일단 발견안돼전남 여수시 앞바다로 침투한 북한 반잠수정은 우리 군의 입체작전으로 격침됐지만 이미 무장간첩이 침투했을 가능성에 대비, 군 당국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 반잠수정이 해안선으로 침투하는 과정에서 아군 초병에게 발견됐고 육상에서 이렇다할 침투흔적이 발견되지 않아 일단 침투요원의 상륙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침투요원 일부가 상륙에 성공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못하고 있다. 17일 밤11시15분 육군 해안소초 김태완(金泰完·21) 이병이 첫 발견한 직후 경찰 경비정이 출동했으나 반잠수정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이후 18일 새벽1시40분께 임포소초 전방 8㎞ 해상에서 남동쪽으로 도주하는 모습이 재포착될 때까지 2시간25분동안의 「공백」이 있었다.
반잠수정은 해안소초 야간열상관측기(TOD)에 포착된 화상을 분석한 결과 4명이 승선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승조원이 1∼2명 더 있었다고 가정할 경우 침몰후 수면에 떠오른 1명을 제외한 나머지 4∼5명의 생존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군 당국은 『반잠수정이 공해상에서 3,500여발의 함포 및 발칸포 공격을 받고 폭뢰공격까지 받아 생존승조원이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양된 무장간첩 시체에서 치명적인 외상이 발견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일부 승조원은 폭뢰폭발 직전 작전지역을 탈출했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즉 남원함이 오전6시20분 폭뢰공격을 하기 직전 집중사격을 잠시 멈춘 사이 수중으로 빠져나갔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결국 군의 수색작업 결과에 따라 무장간첩의 육상침투 여부가 밝혀질 전망이다.<정덕상·이동렬 기자>정덕상·이동렬>
◎남원함 이순항 함장/“3,000m 거리서 함포 발사 격침”
해군 「남원함(1,200톤급)」이순항(李淳恒·39·중령) 함장은 『북한 반잠수정의 예상 도주로를 차단하고 있던중 야간열상관측기로 6,000여m떨어진 곳에 있는 반잠수정을 발견, 고속정등과 함께 추격전을 벌여 3,000m거리에서 40㎜와 70㎜함포를 발사해 반잠수정을 격침시켰다』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함장은 『작전당시 반잠수정이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데다 선체가 전파흡수 페인트로 도색돼 레이다로도 포착하기 어려웠다』며 『반잠수정을 나포하기 위해 고속정과 합동작전을 전개하는 바람에 최초 함포 발사에서 격침까지 1시간 30여분의 비교적 긴 시간이 소요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군함이 반잠수정에 200m까지 근접하는 과정에서 반잠수정으로부터 10여발이 넘는 응사(應射)를 받았지만 대원들이 동요하지 않고 일사분란하게 작전에 임해줘 우리군의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사 37기로 83년 소위로 임관한 이함장은 군수지원함인 「천지함」부함장을 거쳐 1월부터 남원함 함장을 맡고 있다.<진해=이동렬 기자>진해=이동렬>
◎첫 발견 김태완 이병/“평소 보기드문 선박 수상했다”
『처음에는 간첩선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웠지만 평소 주위에서는 보기 힘든 선박이어서 수상하게 생각했습니다』
전남 여수시 돌산읍 율림리 임포앞바다에 출현한 잠수정을 처음 발견한 95연대 해안1대대 임포초소 김태완(金泰完·21·경기 시흥시 도창동) 이병은 『평소 철저한 경계훈련 덕분에 간첩선을 발견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이병은 『소대장에게 보고한뒤 야간열상관측기(TOD)로 계속 추적중 초소로부터 3∼4㎞ 떨어진 밤섬쪽으로 이동하면서 15분간 관측기로 식별이 어려웠다』며 긴장의 순간을 말했다.
농사를 짓고있는 김성환(47)씨의 2남1녀중 장남인 김이병은 효자로 소문나있다.<여수=양준호 기자>여수=양준호>
◎발견 장비 ‘TOD’/물체 熱포착 영상 재현/無月光 밤이라도 탐지
북한 반잠수정을 발견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TOD(Thermal Observation Device·야간열상관측기)는 물체에서 나오는 미미한 열을 포착해 영상으로 재현하는 기능을 가진 장비. 달도 없는 칠흑같은 밤이었지만 김태완(金泰完·21) 이병은 이 장비를 통해 2㎞ 전방의 반잠수정을 생생하게 탐지할 수 있었다.
이 장비는 상하, 좌우로 움직이며 물체를 포착해 자동 촬영하는 카메라와, 물체를 실제 모습으로 보여주는 모니터로 구성돼 있다. 중량 1.5∼2㎏에 리튬전지를 사용하는 이 장비는 레이더나 레이저 감시장비보다는 탐지거리가 짧지만 전자파를 방출하지 않아 적에게 잘 노출되지 않는다. 대당 가격은 2억원. 우리 군은 91년 처음 도입, 전방과 해안초소에 배치했다.<변형섭 기자>변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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