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 최소화 미봉책 아닌/조직 시너지효과 살려야「82×116÷167=57명」「75×116÷167=52명」「10×116÷167=7명」. 수학여행을 떠나는 학생들을 차에 몇 명씩 태울까 궁리한 계산이 아니다.
언론회관, 언론연구원, 언론인금고 등 언론3단체를 통합하면서 문화관광부 관리와 3단체 대표들이 이달 초 가진 회의내용에 실린 기록이다. 제일 앞의 숫자 82, 75, 10은 각 단체의 현재 정원. 모두 합하면 167명이다. 이를 116명으로 줄이기 위해 단체마다 몇 명씩 줄여야 할 지를 계산한 내용이다. 숫자 위에는 「통합법인 직원은 3단체 정원별로 균등배분·충원」이라는 문구가 들어있다. 단체별로 계산에 맞춰 떨어지는 숫자만큼 퇴출하자는 의미이다.
조직 통·폐합의 기본은 제 살을 깎는 고통이 있더라도 불필요한 부문을 제거하여 좀더 합리적이고 능률적인 조직을 재창조한다는 데 있다. 그러나 이 문건만 보면 언론3단체의 통·폐합은 시너지효과를 염두에 뒀다기 보다는 규격에 끼워맞추기 위해 부피만을 줄인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새 조직의 미래보다는 각 단체의 불만을 최소화하는 미봉책을 세운 것이다.
이 내용이 알려지자 3단체의 직원들 대부분이 반발하고 있다. 『내가 퇴출대상이 되더라도 훌륭한 조직이 탄생하는 것이라면 감수할 수 있다. 그러나 줄긋기의 희생양이 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반대의견이 워낙 거세 이 문건은 「안(案)」에 머물 수도 있다. 성사되건 안되건 이런 발상을 공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태도는 무척 걱정스럽다.<권오현 기자>권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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